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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베룩’ 바임 매각 시동…2조 몸값에 “장밋빛 미래 선반영”

美 FDA 승인·현지 진출 성공 전제된 몸값
펀드 만기 쫓기는 FI엔 치명적 ‘시간 변수’
‘장기적 안목’ 글로벌 SI 찾기에 주력할 듯

스킨부스터 ‘쥬베룩’ 전속모델 배우 김유정 [바임 제공]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국내 에스테틱 시장의 신흥 강자로 불리는 의료기기 기업 ‘바임’(VAIM)이 경영권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인수·합병(M&A) 시장의 ‘빅딜’로 부상했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거론되는 2조원의 기업가치를 두고선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회의론이 나온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최근 대형 회계법인과 외국계 IB 등을 대상으로 바임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매각 대상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리미어파트너스(프리미어)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보유한 지분 약 90%다.

바임은 독보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프리미어가 2023년 약 700억 원대에 바임 지분을 인수한 직후부터 수익성이 폭발했다. 2022년 약 107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약 1196억원으로 4년동안 11배 이상 늘어났다. 스킨부스터 ‘쥬베룩’이 국내외 에스테틱 시장에서 ‘잭팟’을 터뜨린 결과다.

실적 수직 상승에 힘입어 시장에서는 바임의 몸값을 2조원 상당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러한 눈높이를 둘러싸고 밸류에이션에 대한 이견이 적지 않다. 해당 몸값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과 현지 진출 성공을 기대하고 매긴 수치인데, 정작 승인 시점을 내다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불투명한 임상 일정과 변수를 고려하면 현시점에서 2조원이라는 몸값은 바임의 미래 가치를 너무 과도하게 빌려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FDA 승인은 단순히 기술력뿐만 아니라 임상 설계와 데이터 해석 등 변수가 많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바임이 지금까지의 폭발적인 성장성을 유지하려면 결국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공략이 필수적이다”라며 “임상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승인까지 짧게는 3~4년, 길게는 7~8년까지도 소요될 수 있다”고 했다.

스킨부스터 ‘쥬베룩’ [바임 제공]

이러한 ‘시간적 변수’는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통상적인 펀드 만기를 고려할 때 5년 이상의 불확실성을 안고 ‘조 단위’의 베팅을 하기엔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만약 FDA 승인이 예상보다 지연될 경우 리파이낸싱은 물론, 추후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매각 측이 FI보다는 장기적인 호흡으로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글로벌 전략적투자자(SI)를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조로운 포트폴리오 역시 업사이드(추가 성장 가능성)의 한계로 지적되는 대목이다. 바임의 매출 구조는 사실상 쥬베룩이라는 단일 브랜드에 편중되어 있다. 트렌드 변화가 빠른 에스테틱 시장의 특성상 쥬베룩의 인기가 한풀 꺾일 경우, 이를 대체하거나 실적 하락을 방어할 ‘제2의 쥬베룩’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밸류에이션 상향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후발 주자들의 거센 추격도 뒤따른다. 스킨부스터 시장은 유사 기술을 보유한 후발 주자들의 진입이 비교적 용이한 구조다. 특히 입자 가공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경쟁사들이 쥬베룩의 파이를 언제든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이미 시장을 개척한 파마리서치가 견재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GC녹십자웰빙과 HLB생명과학 등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 계열사들이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특히 사모펀드 운용사 IMM PE가 최근 경영권을 인수한 시지바이오 등 경쟁사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바임은 분명 매력적인 우량 매물이지만, 2조원이라는 몸값을 온전히 인정받으려면 ‘쥬베룩 이후’의 전략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실한 로드맵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