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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2차 대면협상 물밑조율

중재국 파키스탄 통해 양국 재접촉
이슬라마바드·제네바 등 장소 거론

 

도널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AP=연합 자료]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지난 11일(현지시간) 열린 1차 종전 협상이 결렬됐지만, 미국과 이란이 물밑에서 협상을 이어가며 2차 대면 회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중재국 파키스탄은 13일미국·이란과 다시 접촉하며 2차 협상 개최와 오는 22일로 끝나는 양국의 휴전 연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번 전쟁을 부추겼다고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와도 지역 내 정세에 대한 논의를 하며 갈등 완화를 위한 활발한 외교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CNN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21일 휴전 만료 이전에 이란과의 추가 대면 협상을 추진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다만 실제 회담 성사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은 “향후 며칠간 협상 진전에 따라 날짜와 장소를 검토하고 있다”며 “상황이 진전될 경우 신속히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이슬라마바드와 스위스 제네바 등이 잠재적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도 2주 휴전 기간이 만료되기 전 새로운 회담을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이슬라마바드와 다른 장소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11명의 소식통 역시 양국 간 대화 자체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 외교관들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이슬라마바드를 떠난 이후에도 중재자를 통한 접촉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전날 생중계된 내각 회의에서 “현재 (미국과 이란 사이에) 유지되는 휴전은 파키스탄 노력 덕분”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합의되지 않은) 몇 가지 사안을 해결하기 위한 전폭적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이란) 양국 대표단은 (지난 11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눴고 그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며 양국이 다시 접촉해 대화하도록 촉진하기 위해 계속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1일 열린 이슬라마바드 협상은 장시간 진행됐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는 “중반에는 돌파구 기대가 컸지만 상황이 급변했다”고 전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양측이 약 80%까지 합의에 근접했지만 핵심 쟁점에서 막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협상이 결렬됐음에도 양측이 대화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은 각자 긴장 완화가 필요한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미국의 대이란 군사 행동은 국내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이란의) 정권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도 낮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란의 에너지 공급 차단은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주고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전쟁으로 악화된 이란 경제는 내부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어, 양측 모두 확전보다는 협상에 나설 유인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미국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역(逆)봉쇄’ 조치를 본격화하며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반면 이란은 해협 통제력을 유지하며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인식 차이도 뚜렷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은 전쟁으로 이란이 약화된 만큼 미국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란은 핵물질 관련 양보없는 강경 태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