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협상 결렬] 미 “핵추구 안한다 명시적 약속 필요” vs 이란 “호르무즈·핵물질 과도한 요구”
[미주헤럴드경제] 기사입력 : 2026-04-11 19:35 in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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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밴스부통령 “21시간 협상중 트럼프와 10회 통화” 결렬 2분 기자회견 후 곧바로 전용기 탑승 미국 복귀 “최고·최종안 제시, 이란 수용할지 보겠다”이란 “미국의 과도한 요구로 합의 달성 못해” 향후 전망 불투명…‘2주 휴전’내 타결 미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카세야 센터에서 열린 UFC 327 행사 중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이날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협상이 열렸지만 21시간 대화에도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끝내 ‘노딜’로 끝났다. 이날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측 대표였던 JD 밴스 부통령과 10차례의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협상이 21시간 밤샘 마라톤 대화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끝내 결렬됐다.
미국 대표단을 이끈 JD밴스 부통령은 12일 “핵포기에 대한 이란의 명시적 약속이 없었다”며 추가 협상 없이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다만 ‘최고이자 최종인 제안’을 제시했다며 이란에 수용을 압박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이란과의 종전협상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란 측이 핵포기에 대한 이란의 명시적 약속이 없었다”며 추가 협상 없이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로이터]
밴스 부통령은 전날부터 이란과 21시간 동안 협상하며 이란에 미국의 ‘레드라인’을 매우 명확하게 밝혔으나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고 신속하게 핵무기를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명시적 약속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목표이고 우리가 협상에서 얻고자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밴스 부통령은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10여차례 통화했다고도 했다. 최종 결렬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이 열린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세레나 호텔 인근에 12일(현지시간) 회담을 알리는 입간판이 서 있다.[AP=연합]밴스 부통령은 이어 “최고이자 최종인 제안을 제시했고 이란이 수용하는지 지켜보겠다”며 이란에 수용을 압박하고 2분만에 회견을 마쳤다. 그러고는 30여분 뒤 미국행 전용기에 탑승했다.
밴스 부통령의 회견이 끝난 뒤 이란 국영 매체에서도 미국과의 협상이 끝났으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결렬 보도가 나왔다.
셰바즈 샤리프(오른쪽) 파키스탄의 총리가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이란 종전협상에 앞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왼쪽) 이란 의회의장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날 미국과 이란간 협상은 15시간 넘게 이어졌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끝내 결렬됐다. [UPI]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이슬라마바드 현지시간 오전 6시 52분(한국시간 오전 10시 52분)께 올린 X게시물에서 현지에 간 자사 기자가 이렇게 전했다며 “미국의 과도한 요구로 인해 공통의 틀과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몇 분 후 후속 게시물에서 “이란 대표단은 약 21시간에 걸친 회담에서 다양한 정치, 군사, 그리고 평화적인 핵기술 분야들에 걸쳐 (이란) 인민의 권리를 굳건히 지켜내고 미국의 과도한 요구들을 무산시켰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해협 문제와 핵물질 제거를 포함해, 전쟁에서 얻을 수 없었던 양보를 협상장에서 얻어내려는 것이 미국의 의도였으나, 이란 대표단이 이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거리에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을 알리는 홍보물이 게시돼 있다. [AP]
이날 종전협상에서 미국과 이란은 이란의 핵보유 금지와 관련해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위협 제거를 명분으로 대이란 군사작전을 시작한 만큼 미국으로서는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 처리를 비롯해 향후 핵보유를 저지할 수 있는 구체적 약속이 있어야 이란전쟁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둘러싼 이견도 협상 결렬의 원인으로 보인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인 개방을 원하는 반면 이란은 최종 합의안이 나올 때까지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면 협상 개시에 맞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통과시키며 기뢰 제거 작전에 착수, 압박 강도를 대폭 끌어올린 것이 이란의 반발을 초래하며 협상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첫 종전협상장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로이터]
미국과 이란이 상당한 입장차 속에 결국 첫 협상에서 타결에 이르지 못하면서 향후 전망은 한층 불투명해졌다. 일단 이번 대면 협상이 결렬되기는 했지만 미국과 이란 간 협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밴스 부통령은 미국의 제안에 대한 이란의 수용 여부를 지켜보겠다며 여지를 열어뒀다.
파키스탄이 동석한 3자 협상의 형식이기는 했지만 미국과 이란의 최고위급 대표단이 대면해 서로의 ‘패’를 보인 만큼 조만간 협상 테이블이 다시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양측의 현격한 입장차를 좁히기엔 2주간의 휴전 기간이 너무 짧다는 관측도 있다. 이 때문에 양측이 휴전을 연장하면서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