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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피격’ 사우디 美대사관, 피해 심각…“아무 데도 안전하지 않다”

이란 샤헤드 드론 [AP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지난달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 소재 미국 대사관의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새벽 1시 30분경 이란의 자폭 드론 한 대가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방어망을 뚫고 외교 단지에 진입해 미국 대사관 건물을 타격했다.

공격 방식은 매우 치밀했다. 첫 번째 드론이 날아와 건물 외벽에 구멍을 내자, 1분 뒤 두 번째 드론이 그 구멍 안으로 들어가 폭발했다. 이 사고로 대사관 건물의 3개 층이 파괴됐으며, 여기에는 미 중앙정보국(CIA) 사무실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사우디 국방부는 이번 공격으로 가벼운 불이 났을 뿐 피해가 적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화재가 반나절 동안 이어졌으며, 대사관 일부 구역은 다시 쓰기 어려울 정도로 망가졌다고 WSJ는 전했다.

공격이 밤늦게 일어나 다행히 미국 측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사고가 난 구역은 평소 수백 명이 근무하는 곳으로, 낮 시간대에 공격이 이뤄졌다면 큰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요격된 드론 중에는 미국 최고위 외교관이 사는 집을 노린 것으로 보이는 기체도 있었다.

WSJ는 이번 공격에 대해 “이란이 미국인들이 안전하다고 믿었던 장소도 언제든 공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CIA의 대테러센터장을 지낸 버나드 허드슨은 “이란은 자국산 무기로 수백㎞ 떨어진 적국 대사관을 정확히 타격할 능력이 있다”며 “이는 곧 그들이 도시 내 어느 곳이든 원하는 표적을 타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대사관이나 기지들에서 실제 발생한 피해 규모에 대한 정보 차단이 이뤄지고 있다”며 “실제로는 훨씬 더 큰 피해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키운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