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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못 가겠네”…방문객도 폰 비번 요구 법제화

SCMP 보도…기본법 23조 시행규칙
사생활·자유 침해 우려

홍콩.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홍콩 당국이 거주 외국인은 물론 경유하는 방문객까지 필요시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포함한 전자기기의 비밀번호와 암호 해독 권한을 경찰에 제공토록 법제화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이에 반발한 홍콩 주재 미 총영사를 초치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안보수호조례(기본법 23조) 시행규칙을 지난 23일 관보에 게재한 뒤 그와 관련된 내용을 홍콩의 각국 외교 기관에 통보했다.

기본법 23조는 홍콩 내에서 2014년부터 민주화 시위가 격화한 걸 빌미 삼아 반역·선동·국가 전복 등 국가 안보 위협 행위를 처벌한다는 명분으로 홍콩 입법회가 2024년 3월 통과시킨 법률이다. 홍콩의 자유와 인권을 제한해 ‘홍콩판 국가보안법’으로 불린다.

홍콩 당국은 이번 기본법 23조 시행규칙에 반체제 활동을 억제하는 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허위 또는 오해 소지가 있는 정보를 제공하면 최대 3년의 징역형과 50만홍콩달러(약 9630만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경찰 당국이 외부 정치 조직 또는 외국 스파이일 가능성이 합리적으로 의심되는 특정 단체에 대한 제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는 온라인 메시지를 전자 플랫폼에서 삭제 명령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국가 안보 위협이 의심되면 홍콩 거주 외국인은 물론 경유 외국인까지도 보유 중인 전자기기의 잠금장치 해제를 요구할 수 있고, 이를 거부하면 최대 1년의 징역형과 10만홍콩달러(약 1920만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홍콩 당국은 영국과 싱가포르 등에서도 홍콩 당국의 기본법 23조 시행규칙과 유사한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행규칙에 대해 홍콩 거주 외국인은 물론 방문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고, 미국의 반발이 거센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현지 외국인과 단순한 여행객들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검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서다.

홍콩 방문객의 경우 일반적인 국제공항의 보안 검색 기준을 넘어 사생활과 자유에 대한 지나친 침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은 현지 거주 자국민에게 해당 시행규칙의 부당성을 알리는 한편 소위 ‘안보 경보’를 발령하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자 지난 27일 중국 외교부의 홍콩 사무소인 주홍콩 특파원공서 추이젠춘 특파원은 미 총영사관의 ‘안보 경보’를 문제 삼으면서 “미국인들이 개인 전자기기의 비밀번호와 암호 해독 권한 제공을 거부하는 것은 형사 범죄”라고 주장했다.

SCMP는 중국 당국이 줄리 이드 홍콩 주재 미 총영사를 초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