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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결제대금 지급 기간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결제 주기 단축’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정책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제도 변경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등 주요 시장과의 시차가 존재해 환전 및 결제 처리 등에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 외국계 증권사의 우려도 변수로 꼽힌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은 매매 체결일(T)로부터 2거래일 뒤에 대금이 결제되는 ‘T+2’ 결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투자자가 주식을 매도하면 거래일 기준 이틀 뒤 현금이 계좌에 들어오는 셈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왜 주식을 오늘 팔았는데 돈을 모레 주냐고 하더라. 왜 그래야 하는지 나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수 거래하고도 연관이 있을 것 같은데 나중에 한 번 설명해 달라”며 “필요하면 의제로 검토해 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거래대금 지급 기간을 기존 2영업일(T+2일)에서 1영업일(T+1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결제 주기는 거래일(T)부터 청산·결제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T+1은 거래 체결 이후 1영업일 뒤 결제가 완료되는 식이다.
결제에 시간이 필요한 이유는 거래 처리 절차 때문이다. 투자자가 매도 주문을 넣으면 증권사를 거쳐 한국거래소에서 거래가 체결되고, 이후 예탁결제원을 통해 청산과 결제 과정이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체결 내역을 확인하고 결제 수량과 대금을 정산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이를 실제 장부로 처리했고, 필수적인 시간이 소요됐다.
현재 거래 시스템이 전산화되면서 결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있다. 실제 세계적으로도 결제 주기를 단축하는 흐름이다.
미국은 2024년 5월 주식시장 결제 주기를 T+2에서 T+1로 단축했고, 이후 주요국들의 결제주기 단축 추진 및 논의가 활발해졌다. 시장 변동성 대응과 주식시장 경쟁력 제고, 글로벌 시장과의 제도 정합성 확보 등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정 이사장도 “작년에 미국이 결제 주기를 T+1로 하루 단축했고 유럽 역시 2027년 10월부터 T+1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도 유럽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결제 주기 단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급결제 절차와 관련한 국제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우리 시장도 뒤처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결제 주기가 짧아지면 미결제 수량 감소와 거래증거금 부담 완화를 통해 신용·시장 위험을 줄이고 유동성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거래 편의성이 개선돼 주식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글로벌 기준에 맞춰 결제 주기 단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많은 국가들이 결제 주기 단축의 장점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글로벌 흐름에 따라가는 것이 장점이 더 클 것”이라며 “결제 주기 단축 자체가 시스템이나 결제 구조 측면에서 크게 무리가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거래대금 지급 기간 단축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해 10월 결제 주기 단축을 논의하기 위한 ‘참가기관 워킹그룹’을 구성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두 차례에 걸친 실무진 회의에 그쳤고, 증권사 등 시장 참여자 의견 수렴도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추진 방향을 설명하는 정도였을 뿐 (워킹그룹 내) 임원급 논의나 구체적인 일정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보고나 협의 역시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계 증권사들의 우려도 변수로 꼽힌다. 미국 등 주요 시장과 시차가 존재해 환전과 결제 처리 시간이 촉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 전반에서 결제 주기 단축 시 시차와 환전 시간 부족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청산·결제 과정에 관여하는 기관이 많다는 점도 극복 과제다. 거래소와 예탁결제원뿐 아니라 증권사, 기관투자자, 한국은행, 한국증권금융 등 여러 기관이 결제 과정에 참여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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