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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적 중립’ 짙어진 美점도표…한국 통화정책도 방향 바뀌나 [美 기준금리 2연속 동결]

美연준, 연말 ‘인상’ 3명↓ ‘동결’ 3명↑
韓도 유가·환율 상승에 인플레 압력
전쟁 장기화시 인상기조 전환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9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향후 전망을 가늠하는 점도표에서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중립 기조’의 색채가 짙어졌다. ‘중동 사태’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극대화하면서 통화정책이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한국은행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중립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전쟁 장기화로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커지면 금리 인상 기조로 바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연준은 FOMC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하면서 향후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3개월 전 회의에서보다 신중한 기조를 내비쳤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따른 미국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위험이 동시에 커진 영향이다. 이번 점도표를 보면 올해 말 기준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3.4%로 한차례 정도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지난해 12월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점도표란 기준금리 투표권이 있는 12명을 비롯해 투표권이 없는 연방준비은행 총재 7명 등 총 19명이 각자 향후 기준금리 예상치를 점으로 찍은 것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보면 온도차를 보였다.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본 사람은 19명 중 7명였다. 최소 0.25%포인트 인하를 전망한 사람은 12명이었다. 지난 12월과 비교하면 금리 동결 전망이 3명 늘었고, 금리 인상 전망이 3명 줄었다.

점도표 분포를 보면 중간값에 더 몰려있는 형태를 보였다. 지난해 12월에는 0.25%포인트 인상과 1.5%포인트 인하에 점이 각각 3개, 1개씩 찍혔는데 올해는 사라졌다. 1%포인트 인하에서 동결 사이에 점들이 분포했다.

한마디로 중동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신중한 중립 기조가 더 강해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매파적 분위기가 강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상태다. 시카고상업거래소의 기준금리 예측 도구인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12월까지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은 18일(현지시간) 기준 47.1%로 한달 전(4.9%)보다 42.2%포인트 뛰었다.

한은도 연준처럼 신중한 중립 기조를 이어가면서 통화정책 방향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사태 이후 유가와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물가와 경제 성장 경로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한은에서는 연평균 환율과 유가가 각각 10% 오를 경우 물가상승률이 최고 0.6%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NH금융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이란 전쟁 전개 시나리오별 경영 환경 변화·대응 포인트’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 사태가 3개월 이상 이어질 경우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낮아지고, 1년간 지속될 경우 올해 연간 성장률은 0%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되, 향후 전개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 방향성을 결정할 방침이다. 황건일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최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특정 방향으로 기대를 형성하기보다 대내외 여건 변화와 경제지표 등을 지켜보면서 당분간 신중한 중립 기조를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중동 상황 및 미 FOMC 결과 관련 TF 회의’를 열고 “간밤 미 FOMC 회의 결과로 연준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진 것으로 평가되며 중동지역 정세 불안 지속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도 높은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과 이에 따른 금융·경제 영향을 점검하고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 등을 통해 적기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