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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빈’ 이을 ‘파인만’엔 맞춤형 HBM 탑재…이제부터 ‘파운드리 싸움’ [GTC 2026]

젠슨 황, 2028년 출시할 ‘파인만’ 소개
커스텀 HBM 탑재…파운드리 역량 중요
삼성, 메모리-파운드리사업부 시너지 기대
SK, TSMC와 파트너십…내부 인력 충원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16(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 에서 기술 설명회를 갖고 있다. 김현일 기자

[헤럴드경제(새너제이)=김현일 기자] 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루빈’의 뒤를 이을 ‘파인만’부터 커스텀(맞춤형) 고대역폭메모리(HBM) 탑재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향후 HBM 시장은 본격적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싸움으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6일(현지시간) GTC 2026 개막 기조연설에서 차차세대 AI 가속기 ‘파인만’을 짧게 언급했다.

지난해 GTC 2025에서 ‘파인만’이란 명칭을 처음 소개했던 만큼 올해 기조연설에서는 상세 스펙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다만 발표 자료를 통해 파인만에는 커스텀 HBM가 탑재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해에는 ‘차세대 HBM’이 들어갈 것이라고 했으나 커스텀 HBM이라고 좀 더 분명히 한 셈이다.

커스텀 HBM은 고객사 요구에 맞춰 성능과 전력 효율을 최적화한 제품이다. 일반 HBM과 달리 데이터를 제어하는 베이스 다이에 로직(연산) 기능을 포함시킨 것이 특징이다.

HBM의 두뇌 역할을 하는 베이스 다이는 GPU 등 여러 프로세서와 연결돼 통신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6세대 제품인 HBM4부터 기존 D램 공정이 아닌 파운드리의 초미세 공정을 활용해 베이스 다이를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전력 효율과 성능 향상은 물론 각 고객사 니즈에 맞춰 맞춤형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엔비디아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이 자신들의 AI 프로세서에 최적화된 맞춤형 베이스 다이를 요구하고 있어 HBM 제조에서 파운드리 역량은 갈수록 더 중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고객사가 원하는 커스텀 베이스 다이를 설계하려면 메모리 엔지니어와 파운드리 엔지니어가 처음부터 함께 작업해야 한다. 설계 단계에서 양산과 패키징까지 고려하는 복잡한 프로세스 구축이 필요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6일(현지시간) GTC 2026 개막 기조연설에서 차차세대 AI 가속기 ‘파인만’을 설명하고 있다. [엔비디아 유튜브]

삼성전자는 메모리부터 파운드리, 로직설계, 첨단 패키징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종합 반도체 기업(IDM)’으로서의 강점이 HBM 입지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 간의 시너지 극대화로 차세대 HBM 완성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HBM4의 경우 베이스다이는 삼성전자 자체 4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엔비디아의 재설계 요구 없이 한 번에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며 메모리 3사 중 가장 먼저 출하에 이르렀다. HBM5부터는 베이스 다이에 2나노 공정을 적용해 개발 중이다.

황상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메모리개발담당(부사장)은 기자와 만나 “HBM4E 베이스 다이는 트렌지스터 성능이 많이 개선된 4나노 공정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내부 역량의 총 결집을 내세웠다면 SK하이닉스는 대만 파운드리 TSMC와의 협업을 택했다. 세계 1위 TSMC와 손잡은 만큼 파트너십을 통해 TSMC의 고객사까지 확보하거나 HBM 주문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자체 인력 확보에도 나섰다. 지난 1월 경력직 모집 직무에는 베이스 다이 설계 인력도 포함돼 주목을 받았다. 커스텀 HBM이 본격적인 승부처로 떠오를 전망이어서 SK하이닉스의 채용도 이에 대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삼성전자 역시 이달 서울대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비전 세미나’를 시작으로 파운드리 인재 육성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GTC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삼성은 파운드리와 메모리가 같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설루션에 대한 대응 속도가 빠르다”며 “항상 메모리와 로직이 융합된 그런 설루션을 연구하고 있다. 고객들도 굉장히 기대를 많이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황 CEO는 이날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의 뒤를 이을 차차세대 ‘파인만’에 대한 질문을 받았으나 “그 질문에 전부 답해버리면 내년 GTC에 올 이유가 없어진다. 내년을 위해 남겨두겠다”고 답해 내년 GTC에선 2028년 출시 예정인 파인만이 집중 조명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