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12년 만에 이사회 물러나나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 가능성
“무리한 경영권 방어” vs “소액주주에 맡겨야”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 가능성
“무리한 경영권 방어” vs “소액주주에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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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월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헤럴드DB]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를 두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국민연금의 선택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주주총회에서는 중립을 지키는 모습을 보였지만 상법 개정과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기조를 따라 적극 개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이사 재선임 가능성을 두고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팽팽하게 갈리는 가운데 상법 개정과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기조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을 포함한 고려아연 이사 6명은 오는 19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최 회장 측은 이 중 5명의 이사 선임을 제안하며 후보로 최 회장과 황덕남 이사회 의장을 올렸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6명 이사 선임안을 제시하고 5명의 후보를 추천했다. 지난해 12월 합작법인(JV) 설립으로 지분을 갖게 된 크루서블JV는 월터 필드 맥라렌(Walter Field McLallen) 후보를 추천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14년 정기 주총을 통해 고려아연 사내이사로 진입했다. 이번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지 못하면 12년 만에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현재 최 회장 측과 영풍·MBK 연합의 지분율 격차는 2% 내외다. 영풍·MBK 측 지분이 약 41%로 최 회장 측(39%)을 근소하게 앞선다.
결국 국민연금공단(5.2%)과 소액주주(14.97%)의 표심에 따라 최 회장의 이사회 진입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주총에 대한 의결권 행사 여부를 사전에 밝힐 예정이다. 소액주주들이 국민연금의 영향을 받는 상황으로 사실상 캐스팅 보트는 국민연금이 쥐고 있다는 평가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개정 상법 이후 첫 대형 경영권 분쟁 주주총회다. 지배구조 개혁이 화두였던 만큼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최 회장 개인이 경영권 방어 과정에서 ‘사법 리스크’를 키웠다는 점도 반대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난 2024년 10월 2조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가 철회하는 과정에서 배임 혐의로 고소당했다. 또 유상증자 계획을 적절히 공시하지 않은 점이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어 서울남부지검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최 회장 측과 영풍·고려아연 측의 대결이 치열한 만큼 오히려 국민연금이 중립을 지킬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또다른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 과정에서 무리한 측면이 있지만 경영 성과가 좋다”며 “시장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로 MBK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데 굳이 편을 들어줄 이유가 없다”고 내다봤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해 3월 고려아연 정기 주총 이사 선임 안건에서 회사 측 추천 후보와 영풍·MBK측 추천 후보 각각 2명에 찬성표를 던져 중립을 지켰다. 강성두 영풍 사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를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다만 당시 기존 이사회 구성원이자 최 회장 측이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한 후보 3인에 대해서는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행위에 대한 감시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반대 의견을 던졌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의 판단도 엇갈리는 상황이다. 한국ESG기준원(KCGS)과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최 회장 이사 선임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반면, 글래스루이스 및 한국ESG연구소, 그리고 서스틴 베스트는 찬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