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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신화 뒤 가려진 ‘데드카피’…디자인 모방기업 철창행

- 지식재산처, 상품 형태모방 범죄만으로 최초 구속 및 범죄수익 추징 보전
-인기 상품 디자인을 그대로 베낀 상품 51종, 약 32만개 123억원 상당 판매

김용훈 지식새산 보호협력국장이 17일 정부대전청사에서 ‘데드카피 디자인 모방 사건’ 전모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이권형기자] 타인의 상품형태를 모방한 범죄만으로 최초 구속된 사례가 나왔다.

지식재산처(처장 김용선)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이하 ‘기술경찰’)과 대전지방검찰청(검사장 김도완) 특허범죄조사부는 타인의 상품형태를 베낀 상품을 수입·판매한 법인 A사의 대표 K씨(38세, 구속) 등 3명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술경찰에 따르면 K씨는 관련 경력이 전무한 자로 별도 디자인 개발 인력도 없는 상태에서 국내 유명 아이웨어 브랜드 B사의 선글라스 등 인기 상품을 직접 촬영해 해외 소재 제조업체에 전송하는 등 방식으로 생산된 모방상품 51종, 총 32만1000여점(판매가로 123억원)을 지난 2023년 2월~2025년 6월까지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2023년 8월~2025년 6월까지 44종, 총 41만 3000여점을 수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사의 모방상품 18종 피해기업 제품 일치율 99%…디자인 데드카피

A사의 모방상품(51종) 중 29종은 3D 스캐닝 선도면으로 변환해 피해 상품과 비교하였을 때 오차범위 1mm 이내로 일치하는 선이 95%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8종은 99% 이상의 일치율을 보여 소위 디자인 ‘데드카피’ 상품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A사의 모방상품으로 피해를 본 B사는 각 상품개발에 최소 1년 이상의 연구·개발 기간과 50여 명의 전문 인력을 투입하는 등 독자적인 K·브랜드 가치를 구축해 온 기업이다. 이번 사건으로 브랜드 가치 훼손 및 매출감소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K씨의 범행은 참신함을 강점으로 성장해 온 K·브랜드의 성장동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디자인권 없는 인기 디자인 베낀 혐의만으로 최초 구속 및 범죄 수익금 78억 추징보전

패션업계의 특성상 유행상품 주기가 짧아 디자인 미등록 상품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B사의 피해상품 51종도 디자인 미등록 상태로 확인됐다.

기술경찰은 압수수색영장 집행 등을 통해 K씨의 모방행위를 특정했고, 디자인권 없는 디자인 모방 범죄 최초로 K씨를 구속 기소했다. 또한 기술경찰은 지난 7월 55.6억원, 9월 22.6억 원 추징보전을 신청했고 대전지방법원은 총 78억원 규모의 추징보전 결정을 내렸다. 추징보전은 범죄 수익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확정판결 전까지 재산을 동결하는 절차다.

또한 기술경찰과 검찰은 협력하여 K씨가 보관 중이던 모방상품 약 15만 점을 임의제출 받아 추가 유통 가능성을 차단했다.

▶디자인 창작자의 노력 및 아이디어 결과물을 사각지대 없이 보호>

지식재산처는 지난 2017년 법 개정을 통해 등록받지 않은 디자인이라 하더라도 이를 무단으로 모방해 판매하는 등 부정경쟁 행위가 발생할 경우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보호범위를 확대했다. 이를 통해 창작자의 노력과 아이디어가 정당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에 정책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이번 사례는 디자인권이 없는 상품 형태를 그대로 모방해 판매한 행위를 형사처벌하고 피의자를 구속한 첫 사례로, 디자인권 보호의 사각지대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만 보다 강력한 보호를 위해서는 창작자가 자신의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권리화해 등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