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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노예’ 논란 이후 첫 점검…양식장·염전 250곳 안전 실태조사

양식장 200·염전 50곳 대상 3개월 실태조사
감전·질식 위험 점검…‘염전노예’ 논란 이후 인권·안전 관리 강화

[뉴시스]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양식장과 염전에서 일하는 어업종사자의 안전·보건 작업환경을 처음으로 합동 점검한다. 감전·질식 등 위험 요인이 반복적으로 지적돼 온 어업 현장의 산업재해 예방과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관계 부처가 공동 실태조사에 나선 것이다.

해양수산부와 고용노동부는 오는 17일부터 5월 30일까지 전국 양식장과 염전 25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어업종사자 안전·보건 작업환경 합동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양식장과 염전이 감전, 질식, 각종 직업성 질환 등 안전·보건 사각지대로 지적돼 온 만큼 현장의 위험 요인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합동 조사엔 해수부와 노동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산업안전·보건 전문가가 참여한다. 양식장 200곳과 염전 50곳 등 총 250개 사업장이 조사 대상이다.

조사단은 천해양식, 육상수조식, 해상가두리 등 양식 방식과 염전 작업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유해·위험 요인을 반영한 ‘안전·보건관리 조사표’를 활용해 현장 점검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어업종사자의 안전·보건 관리 강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과 재정사업 발굴, 안전관리 인력 확충 등 후속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현장에서 확인된 미흡 사항에 대해서는 법령 개정이나 조직 신설 등을 통해 보완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 제공]

특히 염전 노동환경 문제는 과거 ‘염전 노예’ 사건 이후 여전히 인권 사각지대로 지적되고 있다.

전남 신안 지역 염전에서는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사실상 감금한 채 장시간 노동을 시키고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강제노동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최근에는 국가가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법원 판결이 확정되기도 했다.

국제사회에서도 한국 염전 노동환경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강제노동 의혹을 이유로 전남 신안 태평염전에서 생산된 천일염에 대해 수입 차단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강제노동 문제로 한국 제품이 미국에서 수입금지 조치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피해자 구제 절차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염전 강제노동 피해자들이 정부 대응의 책임을 묻기 위해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를 제기했지만, ‘자필 서명’이 아니라는 이유로 접수가 반려되면서 제도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현호 해수부 수산정책실장은 “어업 현장은 종사자의 안전·보건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사업주 인식과 작업환경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이번 합동조사를 통해 안전·보건 실태를 세밀하게 점검하고 개선 과제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재 노동부 산업안전보건정책실장은 “사업장 안전보건 관리는 유해·위험요인을 파악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양수산부와 협력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과 현장 중심 안전관리 대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