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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문턱 낮아진 바이오시밀러…‘골든 디케이드’ 잡는 글로벌 빅2

임상 간소화에 비용 절반…400조 시장 열린다
산도즈 ‘수직 통합’ vs 셀트리온 ‘규모의 경제’
시밀러 공백 메우는 속도전…환자 접근성 개선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전례 없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최대 병목 구간이었던 임상 시험 요건을 대폭 완화하며 시장의 빗장을 풀었기 때문이다.

향후 10년간 약 3000억달러(약 400조원) 이상의 브랜드 바이오의약품 특허가 만료되는 ‘황금의 10년(Golden Decade)’을 앞두고, 산도즈와 셀트리온 등 선두 기업들의 시장 선점 경쟁은 이제 ‘속도’와 ‘원가’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FDA, 임상 PK 시험 대폭 간소화…‘바이오시밀러 공백’ 차단

지난 3월 9일 FDA가 발표한 ‘바이오시밀러 개발 지침 초안(Revision 4)’은 산업계의 오랜 숙원을 담고 있다. 핵심은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 의약품 간의 동등성을 입증하는 임상 약동학(PK) 시험의 유연화다.

과학적 정당성이 확보될 경우 미국 외 지역에서 승인된 대조약 데이터를 인정하고, 기존에 요구되던 3자 PK 시험도 생략할 수 있게 됐다. FDA는 이러한 조치로 PK 연구 비용을 최대 50%, 약 2000만달러(약 260억원)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FDA의 조치는 ‘바이오시밀러 공백(Biosimilar Void)’ 현상을 막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현재 미국에서 바이오의약품은 처방전의 5%에 불과하지만 전체 의약품 지출의 51%를 차지한다. 그러나 특허 보호가 끝나는 약물 중 단 10%만이 바이오시밀러로 개발되고 있다.

FDA는 규제 문턱을 낮춰 저렴한 치료제 공급을 늘림으로써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산도즈 “3220억달러 시밀러 시장 59% 점유할 것”

의약품 유통기업 산도즈. [산도즈 홈페이지 갈무리]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선도 기업인 산도즈는 조직 개편을 통해 공세에 나섰다. 산도즈에 따르면, 회사는 다가오는 ‘황금의 10년’을 선점하기 위해 바이오시밀러 개발, 제조 및 공급을 통합 관리하는 별도의 전담 유닛(Biosimilar Development, Manufacturing & Supply unit)을 신설했다. 해당 조직의 수장으로는 페링 제약 출신의 업계 베테랑 아민 메츠거 박사를 영입했으며, 오는 4월 1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리처드 세이너 산도즈 CEO는 이번 조직 개편이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 비즈니스 간의 상이한 시장 역학 관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산도즈는 이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부문의 완전한 수직적 통합을 가속화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59%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오크레부스(오크렐리주맙)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에 대해 간소화된 임상 개발 방식을 선제적으로 적용하여 상업화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

리처드 세이너 산도즈 CEO는 지난 1월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향후 10년 내에 6000억달러가 넘는 의약품이 독점권을 상실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바이오시밀러 기회의 가치만 3220억달러(약 430조원)로 추산된다.

셀트리온, ‘전주기 인프라’로 원가 경쟁력·포트폴리오 극대화

셀트리온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 [셀트리온 제공]

국내 바이오 산업의 맏형인 셀트리온 역시 이번 규제 변화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된다. 셀트리온은 단순히 비용을 아끼는 차원을 넘어, ‘개발-생산-직판’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인프라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을 본격화했다.

셀트리온은 이미 전 세계 대부분의 시장에서 직판 체제를 구축해 유통 비용 부담을 낮춘 상태다. 여기에 이번 FDA의 PK 규정 완화가 적용되면 고가의 대조약 비용이 드는 면역항암제 영역에서 전체 임상 비용을 최대 25%까지 추가로 절감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이렇게 확보한 여유 자원을 다시 추가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높은 비용 탓에 개발이 어려웠던 중소형 제품까지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켜 2038년까지 총 41개의 제품군을 구축, 약 400조원 규모의 시장을 장악한다는 목표다.

실제 성과도 가시적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코센틱스 바이오시밀러(CT-P55)의 경우, 규제 완화 흐름을 타고 임상 3상 등록 환자를 기존 375명에서 153명으로 대폭 줄였다.

셀트리온은 이러한 속도전을 바탕으로 키트루다(CT-P51), 다잘렉스(CT-P44) 등 주요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시점을 앞당겨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