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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성장펀드 ‘용인 반도체’ 발전소 8월 지원 [H-EXCLUSIVE]

발전소 사업 금융 지원 계획 윤곽
설계·조달·시공 업체 선정일정 지연
6월 사업설명회·8월 금융약정 추진
민간 진입장벽 낮춰 기금 비중 확대
“정부 위험 분담…금융사 참여 유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 현장. [연합]


국민성장펀드 7대 메가프로젝트 중 하나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에너지 인프라(집단에너지 발전소) 사업의 금융 지원 계획 윤곽이 나왔다.

당초 예정보다 일정이 늦어졌으나, 한국산업은행은 6월 사업설명회를 시작으로 8월 금융약정을 통해 하반기 중 최종 승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민간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정책 기금의 비중을 더욱 올린다는 방침이다.

12일 복수의 금융당국·산업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인프라 사업은 현재 플랜트 건설이 진행 중인 단계로, 사업자 선정 절차와 금융 조건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올 상반기 중 빠르게 사업설명회를 진행해 진척 속도를 높이고자 했으나, 설계·조달·시공(EPC) 업체 선정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일정이 재조정됐다. 이에 산은은 6월께 사업설명회를 거쳐 8월 금융약정 체결(클로징)을 완료하는 것을 새 목표로 잡고 추진하고 있다. 금융약정 체결은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금융기관과 최종 계약을 맺는 단계로, 자금 조달의 마침표를 의미한다.

금융당국도 같은 방향에서 일정을 맞춰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하반기 중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기금 규모 등 세부 사항은 투자심의위원회와 기금운용심의회를 거쳐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업에서는 민간 참여를 더욱 독려하기 위해 정책 기금의 역할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산은은 민간 금융사와 보험사 등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선순위 비중을 줄이고, 정책 기금(첨단전략산업기금)이 후순위 대출과 지분(에쿼티) 투자 물량을 대폭 흡수하는 구조로 가닥을 잡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기금이 후순위에 많이 들어가 리스크를 먼저 부담하면, 민간 투자자들이 한결 편안하게 선순위로 들어올 수 있도록 구조를 짤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상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투자금을 갚는 순서에 따라 투자자 유형이 구분된다. 위험이 가장 낮은 대신 돈을 먼저 돌려받는 선순위, 위험이 크지만 수익률이 높고 선순위 이후 돈을 받는 후순위, 그리고 프로젝트 주인 역할을 하며 가장 마지막에 배당받는 에쿼티로 구성된다.

이번에는 정책 기금이 후순위와 에쿼티를 더 많이 떠안아 손실 위험을 선제적으로 흡수함으로써, 선순위로 참여하는 민간 금융의 잠재 손실 리스크를 줄이고 참여 문턱을 낮추겠다는 포석이다. 총사업 규모 3조3000억원으로 알려진 이번 사업의 첨단전략산업기금 투입 비중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민성장펀드 1호 투자처인 신안우이 해상풍력(총 3조4000억원 중 기금 7500억원)보다 커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신안우이 사업 당시에도 정부가 7500억원의 기금을 선제적으로 투입해 리스크를 분담하자 민간 금융권에서 애초 목표보다 훨씬 많은 자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향후 국민성장펀드의 다른 메가프로젝트에서도 정책 기금이 리스크를 선제 흡수하는 구조가 정착되면 반도체 에너지 인프라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 전반에서 민간 자금 유입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새로운 장기 투자처 확보가 필요한 보험업권에 있어 강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보험업권은 현재 1100조원 규모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 고정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투융자는 매력적이나, 투자 대상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최종 결정까지 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번 용인 사업처럼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상품화하고, 정부가 충분히 위험을 분담해 준다면 금융사에서도 참여를 적극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