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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행기가 만든 비행운. [X(구 트위터) 캡처] |
이제는 보편적인 교통수단이 된 ‘비행기’지만, 지구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어마어마한 양의 연료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행기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따로 있다. 탑승객들이 볼 수 없는 ‘흰색 연기’, 이른바 ‘비행운’이다. 비행운은 지구에서 빠져나가는 열을 가둬, 지구온난화를 유발한다.
영향은 상상 이상이다. 전체 비행기의 화석연료 사용보다 비행운 자체가 지구에 더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된 케임브리지대 공과대학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비행운이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항공기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영향의 약 136%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기의 1년 치 화석연료 사용량만 해도 자동차 2~3억대가 1년간 사용하는 것과 유사하다. 그런데도 비행운의 악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비행운은 항공기 엔진에서 배출되는 수증기와 매연 입자가 낮은 기온의 고도에서 만나, 얼음 결정으로 응축돼 생성된다. 비행기 항로에 따라 길게 형성되며, 대기 온도와 습도에 따라 최장 8시간까지도 남는다.
비행운은 햇빛은 그대로 통과시킨다. 하지만 지구에서 올라오는 열이 나가지 못하게 한다. 이 때문에 지구 평균 기온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 온실가스와 유사하다.
2021년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 연구에서도 항공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 효과 중 약 66%가 비행운과 같은 비 이산화탄소 배출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도 비행운이 항공 산업에 따른 온난화 효과의 가장 큰 단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비행운을 줄이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 비행운이 형성되는 조건은 일정하다. 8~12㎞ 수준 고도에서 매우 차가운 공기의 수증기 구간을 만나야 한다. 미리 고도나 경로를 바꾸면 되는 것. 하지만 이런 조치는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비행기 경로를 바꾸는 데는 큰 비용이 투입된다. 사용하는 연료도 늘어날 수 있다. 다른 항공기와 간격을 조정하는 등 관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비행운은 별도의 규제가 없다. 항공사가 나서서 이를 해결할 요인이 전혀 없다는 거다.
규제 공백과는 달리, 비행운 회피의 영향은 크다. 케임브리지대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항공편이 단계적으로 비행운 회피 전략을 도입할 경우, 2050년까지 평균 0.04도의 온도 상승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화 이후 지금까지 온도 상승폭이 1.4도인 것을 고려하면,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비행운 저감이 비교적 손쉬운 대응책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전 세계 항공편의 3% 미만이 전체 비행운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일부 항로를 수정하는 노력만으로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비교적 즉각적인 기후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광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