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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투자 쏠림이 ‘롤러코스피’ 불렀다

반도체주, 코스피·코스닥 시총 36%
삼전·하닉 급락에 지수도 ‘널뛰기’
美·日 대비 과도한 변동성 한계 지적
증권가 “반도체주 저점 매수기회로”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내 증시가 크게 요동치는 가운데, 반도체 종목에만 의존하는 코스피의 구조적 취약성이 충격을 키우고 있다. 국내 지수에서 반도체 관련 35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이른다. 특히 그 중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도 절대적이다.

지나치게 반도체 종목에 편중돼 있다보니 해당 업종의 등락에 전체 지수가 크게 요동치는 구조다. 중동 사태에서 미국, 일본 등 주요국보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더 극심한 것도 이 같은 구조적 한계 때문이란 지적이다.

9일에도 국내 증시는 어김없이 크게 출렁였다. 코스피는 개장에서부터 5.72%나 급락한 5265.37로 출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개장부터 각각 7%대 급락했다.

6일 기준 한국거래소(KRX) 반도체 지수의 시가총액 규모는 1887조4430억원으로, 코스피·코스닥 시총(5240조7250억원)의 36.01%에 달하는 규모다. KRX 반도체 지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외 한미반도체, 원익IPS, DB하이텍, 주성엔지니어링, RFHIC 등 35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중동 사태가 실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보다 코스피가 과도하게 반응했고, 그 배경에는 편중된 반도체 쏠림 구조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나라의 주가 지수도 이란 사태로 변동성을 보였지만, 우리나라처럼 하루 10% 전후로 움직이는 상황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전쟁 당사국인 미국의 주가가 일평균 1% 내외의 변동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의 주가 변동은 더욱 두드러진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수 종목에 의한 과도한 집중으로 중동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보다 과도하게 주가지수가 반응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두 반도체 종목(삼성전자·SK하이닉스)이 전체 시장의 40% 가까이 차지하는 반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서 가장 큰 두 종목의 비중은 10%대 초반”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당장 이를 대체할 대안이 쉽지 않다는 데에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반도체 수출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등 사실상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2월 한국 수출 증가율은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감소했음에도 전년 동월 대비 29%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0.8% 증가하며, 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3개월 연속 200억달러를 상회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최근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로 앞서 제시한 27만5000원, 154만원을 유지했다.

김 연구원은 “주가 하락이 무색하게도 메모리 가격은 매우 안정적”이라며 “공급망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메모리 안전 재고 확충 기조를 강화할 수 있고, 동시에 공급자로 하여금 설비 투자에 대한 경계심을 확대할 만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