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 아시아서 211억달러 순유출
한국 주식형 펀드 81.6억달러 빠져 ‘최대’
유가 급등에 원화 약세…외국인 매도 압력 확대
글로벌 IB “코스피, 조정 뒤 J커브형 회복 가능”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빠르게 이탈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 증시는 주요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외국인은 한국 주식형 펀드에서 81억6000만달러(약 12조1584억원)를 순매도했다. 주요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큰 순유출 규모다. 4주 누적으로는 141억5000만달러(약 21조8350억원)나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은 전주 대비 총 211억달러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대만(-66억달러), 인도(-21억8000만달러), 베트남(-1억8000만달러) 등에서도 펀드 자금 유출이 두드러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이란 전쟁이 격화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미국을 팔고 아시아를 사라’는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국제 유가 상승이 글로벌 자금의 아시아 이탈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가격이 20% 상승할 경우 아시아 지역의 기업 이익이 약 2%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송되는 원유와 석유제품의 주요 목적지는 아시아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국가별 호르무즈 해협 원유 의존도는 중국 38%, 인도 15%, 한국 12%, 일본 11% 수준이다.
그 중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 규모가 특히 컸던 배경으론 환율 변동이 꼽힌다. 원화 가치가 다른 아시아 통화보다 크게 약세를 보인 탓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 공습 이전 대비 주요국 통화 절상·절하율을 보면 아시아 국가 가운데 원화 절하 폭이 -1.8%로 특히 컸다”며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에 따른 경기 펀더멘털 부담과 함께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영향이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세가 국제수지를 약화시켜 환율 약세를 유도하고, 이는 외국인의 매도세를 키운다는 설명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의 출발점은 유가”라며 “유가 상승이 국제수지를 약화시키고 환율 약세를 유도해 외국인 매도를 순환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 급등세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압력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6.19% 급등한 배럴당 107.70달러를 기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속 유가 급등은 제조업 중심이면서 석유 집약도가 높은 국내 증시에 대한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 IB들은 한국 증시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UBS는 이날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대비 68% 높인 7300포인트로 제시했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함께 주식시장 개혁,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손용석 UBS 애널리스트는 “중동 분쟁으로 코스피가 향후 12개월 선행 PER 8배 수준의 역사적 지지선까지 내려왔지만 과거 주요 분쟁에서 나타났던 것처럼 ‘J커브형 회복’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견조한 실적 전망과 이익 상향 조정이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지난 5일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6500에서 700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들어 세 번째 상향이다. 티모시 모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최근 증시 하락은 단순한 조정 과정으로 보이며 일정 기간 횡보 이후 사상 최고치 경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 주식형 펀드 81.6억달러 빠져 ‘최대’
유가 급등에 원화 약세…외국인 매도 압력 확대
글로벌 IB “코스피, 조정 뒤 J커브형 회복 가능”
![]() |
|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두바이유 선물 가격,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하락 출발해 장 초반 5,200대까지 내려앉았다. [연합] |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빠르게 이탈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 증시는 주요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외국인은 한국 주식형 펀드에서 81억6000만달러(약 12조1584억원)를 순매도했다. 주요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큰 순유출 규모다. 4주 누적으로는 141억5000만달러(약 21조8350억원)나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은 전주 대비 총 211억달러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대만(-66억달러), 인도(-21억8000만달러), 베트남(-1억8000만달러) 등에서도 펀드 자금 유출이 두드러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이란 전쟁이 격화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미국을 팔고 아시아를 사라’는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국제 유가 상승이 글로벌 자금의 아시아 이탈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가격이 20% 상승할 경우 아시아 지역의 기업 이익이 약 2%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송되는 원유와 석유제품의 주요 목적지는 아시아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국가별 호르무즈 해협 원유 의존도는 중국 38%, 인도 15%, 한국 12%, 일본 11% 수준이다.
그 중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 규모가 특히 컸던 배경으론 환율 변동이 꼽힌다. 원화 가치가 다른 아시아 통화보다 크게 약세를 보인 탓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 공습 이전 대비 주요국 통화 절상·절하율을 보면 아시아 국가 가운데 원화 절하 폭이 -1.8%로 특히 컸다”며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에 따른 경기 펀더멘털 부담과 함께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영향이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세가 국제수지를 약화시켜 환율 약세를 유도하고, 이는 외국인의 매도세를 키운다는 설명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의 출발점은 유가”라며 “유가 상승이 국제수지를 약화시키고 환율 약세를 유도해 외국인 매도를 순환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 급등세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압력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6.19% 급등한 배럴당 107.70달러를 기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속 유가 급등은 제조업 중심이면서 석유 집약도가 높은 국내 증시에 대한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 IB들은 한국 증시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UBS는 이날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대비 68% 높인 7300포인트로 제시했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함께 주식시장 개혁,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손용석 UBS 애널리스트는 “중동 분쟁으로 코스피가 향후 12개월 선행 PER 8배 수준의 역사적 지지선까지 내려왔지만 과거 주요 분쟁에서 나타났던 것처럼 ‘J커브형 회복’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견조한 실적 전망과 이익 상향 조정이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지난 5일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6500에서 700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들어 세 번째 상향이다. 티모시 모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최근 증시 하락은 단순한 조정 과정으로 보이며 일정 기간 횡보 이후 사상 최고치 경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