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 작년 매출 1%대 성장…사실상 ‘제자리’
자라도 전년 수준 유지한듯…유니클로는 ‘방긋’
의류 소비 마이너스 성장에 ‘기본템’ 선호 높아져
자라도 전년 수준 유지한듯…유니클로는 ‘방긋’
의류 소비 마이너스 성장에 ‘기본템’ 선호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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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H&M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 매장 [뉴시스]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원화) 패션 브랜드의 국내 실적이 엇갈리고 있다. 유니클로가 2년 연속 연 매출 1조원을 넘으며 파죽지세로 성장한 반면, H&M과 자라는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불경기로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적인 디자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데다, 온라인 소비가 확대된 영향으로 보인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M의 한국 법인인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는 2025회계연도(2024년 12월~2025년 11월) 매출이 37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매출 신장 폭은 전년(4.7%)보다 크게 축소됐다.
외형 성장이 부진한 가운데 수익성은 악화됐다. 영업이익은 118억원으로 16.4%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131억원으로 38.9% 급감했다. 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본사에 지급한 배당금은 2024년 160억원에서 지난해 188억원으로 확대됐다. 배당금이 당기순이익을 초과하며 배당성향은 143%에 달했다.
자라는 아직 지난해 매출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2024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자라 오프라인 실적을 취합하는 자라리테일코리아의 2024년 매출은 전년보다 3.5% 증가한 4598억원 규모였다. 자라는 지난해 서울 명동 매장에 카페 ‘자카페(Zacaff)’를 선보이고, 매장을 새단장하는 등 한국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유니클로는 2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넘으며 고공행진 중이다. 2025 회계연도(2024년 9월~2025년 9월) 매출은 1조35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7.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704억원으로 81.6% 뛰었다.
토종 SPA 브랜드의 반격도 매섭다. 탑텐은 202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90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PB(자체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는 40% 이상 성장하며 5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탑텐은 최근 배우 전지현을 새 모델로 선정하고 애슬레저 라인, 키즈 라인 등을 강화하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국내를 넘어 중국에 진출, 연 매출 1조원을 목표로 세웠다.
H&M과 자라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원인에 대해 업계는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자의 구매 행태 변화를 꼽았다. 지난해 의류·신발 지출이 5년 만에 마이너스(-2.4%)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의 씀씀이가 줄면서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적이고 무난한 디자인을 선호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유니클로는 일상에서 두루 활용할 만한 기본적인 디자인에, 인기 디자이너와의 협업 등을 통해 전 세대를 끌어모았다. 하지만 다른 글로벌 SPA 브랜드는 트렌디한 디자인 위주여서 타깃층이 제한적이다.
온라인 대응 전략도 한계로 지적된다. 패션 플랫폼을 통한 의류 소비가 늘면서 빠른 배송, 리뷰 비교 등 온라인에 강점이 있는 무신사 스탠다드, 탑텐 등 토종 브랜드들이 빠르게 성장했다. 반면 H&M, 자라는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이 중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물가와 경기 부진으로 SPA 시장의 성장 전망은 여전히 밝다”면서도 “다만 합리적 가격대와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디자인, 온라인 편의성 등 살아남기 위한 조건은 더 까다로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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