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원청 교섭 응하라”…7월 총파업 등 투쟁 예고
기업들 TF 가동·대응 매뉴얼 마련…車·조선·건설 등 산업계 긴장
사용자성·쟁의범위 해석 충돌 우려…노노갈등·법적 분쟁 증가 전망
기업들 TF 가동·대응 매뉴얼 마련…車·조선·건설 등 산업계 긴장
사용자성·쟁의범위 해석 충돌 우려…노노갈등·법적 분쟁 증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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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된 노동조합법 2ㆍ3조가 10일 시행되는 가운데 4일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서비스연맹)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간접고용노동자 원청교섭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농협자회사, 택배, 공공기관 콜센터, 대형마트 판매 및 배송, 가전렌탈 산업 등 간접고용자들에 대해 원청사용자들이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근로계약을 직접 맺지 않았더라도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단체교섭 책임을 지도록 한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10일 시행된다. 하청 노동자의 원청 교섭 요구가 잇따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산업계는 교섭 부담 증가와 분쟁 확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확대하고 노동쟁의 범위를 넓힌 것이 핵심이다. 단체교섭이나 쟁의행위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에 대해 기업이 노동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범위도 제한됐다.
그동안 간접고용 구조에서 원청이 교섭 책임을 회피해 왔다는 노동계의 문제 제기를 반영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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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는 이번 법 시행을 계기로 원청을 상대로 한 교섭을 본격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법 시행과 동시에 원청 기업에 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하고 교섭에 응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결의대회와 함께 7월 총파업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역시 하청 노동자의 원청 교섭을 지원하기 위한 실태조사와 조직화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양대 노총은 법 시행을 환영하면서도 시행령과 해석 지침이 현장에서 사용자 책임을 축소하거나 교섭권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산업계에선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교섭 요구가 급증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은 인사·법무·노무 부서를 중심으로 TF를 가동해 법 적용에 따른 영향을 점검하고 교섭 대응 매뉴얼을 마련 중이다. 일부 기업은 노무법인과 컨설팅사를 통해 다양한 분쟁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자동차·조선·건설 등 협력업체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서는 파장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 속에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잇따를 경우 원청이 동시에 여러 노조와 교섭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상시적인 교섭 부담 증가와 함께 파업 발생 시 생산 차질이나 공정 지연 등 경영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법 시행 초기에는 사용자 범위와 쟁의 대상,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등을 둘러싼 해석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을 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노동위원회와 법원을 통한 분쟁이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노노 갈등’ 가능성도 산업 현장의 새로운 변수로 꼽힌다. 일부 공공기관과 공기업에서는 하청 노동자의 원청 교섭 문제를 둘러싸고 정규직 노조가 반발하는 사례가 나타나며 갈등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법 시행 이후 첫 3개월을 ‘집중 점검 기간’으로 운영하며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상생 교섭을 지원할 계획이다. 사용자성 판단 등에 대한 질의 창구를 운영하고 노사 교섭 과정에 대한 전문가 컨설팅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산업계에서는 제도 취지와 달리 노사 갈등과 소송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개정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사용자 범위와 교섭 구조가 명확하지 않아 현장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노사 관계 안정을 위한 추가적인 제도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법 시행을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있으나, 아직 발생하지 않은 갈등 상황을 지나치게 우려하고 불안해하기보다는 노사 간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경영계는 교섭을 회피하기보다는 대화와 책임있는 자세로 상생의 해법을 찾는 노력을, 노동계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절제와 타협의 자세로 대화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