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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태에 개미들 빚내서 증시로…닷새간 마통서만 1.3조 늘었다

5대은행 마통 잔액 40.7조…3년2개월 만에 최대
이달 요구불예금 8.6조·정기예금 2.8조 빠져나가

지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0.97포인트(0.02%) 오른 5,584.87에,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8.26포인트(3.43%) 오른 1,154.67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이란 사태로 국내 증시가 10% 넘게 급등락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이자 ‘빚투’(대출로 투자)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은행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 잔액이 닷새 만에 1조2000억원이 넘게 불어나 상당 부분 증시로 흘러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 NH농협)의 5일 기준 개인 마통 잔액은 40조72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도가 아니라 실제 사용된 대출의 잔액으로, 2월 말(39조4249억원) 이후 불과 닷새 만에 1조2979억원 급증했다.

잔액 규모는 역대 월말과 비교해 2022년 12월 말(42조546억원) 이후 3년 2개월여만에 최대 기록이다.

아직 5일간의 통계지만 증가 폭(+1조2979억원)은 월간 기준으로 2020년 11월(+2조1263억원) 이래 5년 3개월여만에 가장 큰 상태다.

연말·연초 상여금 유입 등에 39조원대로 줄었지만, 이번 이란 사태에 따른 이틀 간(3∼4일) 주가 급락을 거치며 다시 급증하는 추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의 신용대출 증가는 증권사로 이체가 주요 원인”이라며 “지난주 코스피·코스닥 급락 당시 증권사 이체액이 하루 1천500억을 넘어선 것으로 미뤄 한도 대출(마통) 중심의 빚투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마통 위주의 신용대출 급증은 주택담보대출이 각종 규제와 주택거래 부진으로 정체 또는 감소 중인 흐름과도 대조적이다.

5대 은행의 5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0조1417억원으로, 2월 말(610조7211억원)보다 5794억원 줄었다.

반대로 신용대출(일반신용대출+마통)은 105조7065억원으로 닷새 만에 1조3945억원이나 뛰었다.

이달 말까지 이 증가 폭이 유지될 경우, 2021년 7월(+1조8637억원) 이후 최대 기록이다.

예금에서도 대거 자금이 이탈하는 분위기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은 5일 현재 944조125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2조7872억원 급감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 자금인 요구불예금에서도 같은 기간 8조5993억원 (684조8604억원→676조2610억원)이 빠져나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시장금리와 함께 예금금리도 전반적으로 오르는 추세인데도 예금이 줄고 있다”며 “따라서 예금 감소의 상당 부분도 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앞으로 중동 상황과 국내외 시황에 따라 신용대출이 더 늘어나고 자금이 증시로 계속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