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휘트니 미술관과 세 번째 협업…‘켈리 아카시’ 전시 개막

비엔날레 일환 ‘현대 테라스 커미션’ 개최
LA 산불 경험을 기억·유산의 서사로 확장

오는 8일(현지시간)부터 8월 23일까지 휘트니 미술관에서 개최되는 ‘현대 테라스 커미션: 켈리 아카시’ 전시 전경 [티머시 쉔크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뉴욕 휘트니 미술관과의 장기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선보이는 세 번째 협업 전시를 연다.

현대차는 ‘현대 테라스 커미션: 켈리 아카시’ 전시가 오는 8일(현지시간)부터 8월 23일까지 휘트니 미술관 5층 야외 테라스에서 개최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휘트니 미술관의 대표 프로그램인 ‘2026 휘트니 비엔날레’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현대 테라스 커미션’은 현대차와 휘트니 미술관이 2024년부터 공동으로 운영해 온 전시 프로그램이다. 예술가와 큐레이터에게 기존 전시 형식을 넘어선 창작 실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으로, 매년 미술관 5층 야외 테라스에서 대형 설치 및 멀티미디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작가로 선정된 켈리 아카시는 1983년 미국 출생으로 현재 LA를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유리, 청동, 석재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삶과 존재의 시간성, 유한성을 탐구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설치, 조각, 애니메이션 등 신작을 통해 개인적 경험을 집단적 사유의 장으로 확장한다.

전시의 중심에는 ‘Monument(Altadena)’이 있다. 지난해 1월 LA 북부 산불로 소실된 작가의 집과 스튜디오에서 유일하게 남은 굴뚝과 산책로를 유리벽돌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휘트니 미술관 테라스 공간을 화재의 흔적을 기억하는 사유의 장소로 전환시키며, 생존과 상실, 남겨진 것들의 의미를 되짚는다.

오는 8일(현지시간)부터 8월 23일까지 휘트니 미술관에서 개최되는 ‘현대 테라스 커미션: 켈리 아카시’ 전시 전경 [티머시 쉔크(Timothy Schenck) 제공]

또 다른 작품 ‘Inheritance(Distressed)’는 같은 화재로 소실된 할머니의 레이스 도일리에서 영감을 받았다. 유산을 어떻게 계승하고 기억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아울러 애니메이션 작업 ‘Remnants(Constellations)’은 자취와 기억, 여운이라는 전시의 핵심 주제를 대형 미디어 월을 통해 확장한다.

아카시 작가는 “재건은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역사와의 대화이자 기억을 되살리는 실천적 행위”라며 “각각의 벽돌은 노동과 변형의 기록을 담고 있고, 그것들이 모여 과거의 흔적을 품은 새로운 존재가 된다”고 설명했다.

전시를 공동 기획한 휘트니 미술관 큐레이터 마르셀라 게레로는 “아카시는 대규모 야외 조각 작업에 필요한 개념적·기술적 완성도를 균형 있게 구현했다”며 “이번 신작은 개인과 집단의 역사를 아우르는 기념비적 작업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예술적 영감을 보다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하는 ‘현대 테라스 커미션’의 취지와 맞닿은 전시”라며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를 재조명하고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82회를 맞은 ‘2026 휘트니 비엔날레’는 가족, 지정학적 갈등, 인간과 환경, 기술과 사회 인프라 등 동시대 이슈를 다루는 56팀의 작품을 선보인다. 현대차는 비엔날레 공식 후원사로 참여해 예술가들의 실험과 비평적 담론 형성을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현대차는 영국 테이트 미술관, 미국 LA 카운티 미술관(LACMA) 등과의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를 통해 지역 미술관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등 글로벌 문화예술 생태계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