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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살펴보고 있다.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 중 한때 1500원 선을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극대화된 가운데,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에너지 수급 차질 우려가 ‘슈퍼 달러’ 현상을 부추겼다.
4일(한국시간) 새벽 2시,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주간 거래 종가 대비 46.00원 급등한 1,485.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8년 11월 6일(64.80원)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당시는 야간 거래가 도입되기 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24시간 체제 도입 이후 유례없는 변동성이다.
▶이라크 유전 중단 소식에 ‘에너지 공포’ 확산 = 뉴욕 시장 진입 초입부터 1475원 안팎을 맴돌던 환율은 글로벌 에너지 수급 불안이 가시화되자 가파르게 치솟았다. 이라크 매체 샤팍뉴스는 세계 2위 규모의 루마일라 유전이 원유 생산을 전격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수출길이 막히자 바스라 석유공사가 생산 및 송유를 100%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당국자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유조선이 이동하지 못할 경우 며칠 내로 하루 석유 생산량을 300만 배럴 이상 줄여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 가격은 한때 전장보다 9% 넘게 폭등하기도 했다. 에너지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유가 상승과 환율 급등이라는 ‘이중고’가 덮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16년 만에 1500원 선 터치… “달러는 여전한 피난처” = 안전 자산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장중 99.685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 역시 1506.50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150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만이다.
트레이드네이션의 데이비드 모리슨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달러가 여전히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임을 증명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슈왑 금융연구센터의 캐시 존스 수석 전략가 또한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기축통화국으로서 위기 시 투자자들에게 가장 안전한 피난처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장 후반 회피 심리 완화… 1485원대 마감 = 다만 뉴욕 증시가 장 후반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극도의 위험 회피 심리가 다소 진정되자, 환율은 1485원대로 상승 폭을 줄이며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의 하루 변동 폭은 47.40원(고점 1506.50원, 저점 1459.10원)에 달했다. 야간 거래를 포함한 현물환 총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187억6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한편, 같은 시각 달러/엔 환율은 157.748엔, 유로/달러는 1.16007달러를 기록했으며 위안/원 재정환율은 212.44원에 거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