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한인회 등과 핫라인 구축, 실시간 소통
원자재부터 해상운임·환율까지 리스크 급부상
신흥시장 중동서 성장 모색…영향 최소화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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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선 가운데 2일(현지시간) 항해 차질로 인해 상선들이 아랍에미리트 연안에 정박해 있다.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김현일·고은결·권제인·박혜원 기자] 이란을 둘러싼 중동 정세가 악화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며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호황으로 주요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지만 이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찬물을 끼얹는 형태가 됐다. 당장 원자재 가격부터 해상운임, 환율 변동성이 최대 리스크로 다시 부상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자칫 글로벌 교역에도 타격을 줄 수 있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의 올해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중동 지역에 대부분 생산시설이 아닌 판매·마케팅·영업 기능을 하는 법인이나 지사를 두고 있어 직접적인 피해 사실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지 임직원들의 안전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향후 사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동 지역에 스마트폰·가전·TV 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또한, 중동 지역의 대규모 주택 단지, 고급 리조트 등을 겨냥해 냉난방공조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이스라엘에는 반도체 R&D연구소와 마케팅법인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란과 이스라엘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이집트, 요르단 등 인근 국가로 대피시켰다. UAE·카타르·이라크 현지 인력은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삼성물산은 현지 대사관과 본사 간의 핫라인을 구축하고 실시간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전 직원들도 현장과 자택에서 대기하며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며 특별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도 중동 지역에 근무 중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동 자제를 당부하며 안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란에 파견됐던 한국인 직원 1명은 이미 현장을 떠났으며 이스라엘 지점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 및 가족들은 현지 대사관의 안내에 따라 대피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글로벌 사우스’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LG전자는 핵심 지역인 UAE에 중동·아프리카 75개 지역의 사업을 관할하는 지역본부를 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두바이에서 UAE 정부 산하 기관인 엑스포시티 두바이와 ‘스마트시티 건설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지난달엔 아부다비에서 중동·아프리카 주요 거래선을 초청해 가전부터 TV·공조 신제품을 소개하고 현지 사업 전략을 설명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가전·TV 업계는 부피가 큰 제품을 선박으로 수출하는 만큼 향후 해상운임 상승 폭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물류비 부담이 전년보다 줄어 수익성 개선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가 악재로 부상했다.
삼성전자·LG전자는 이미 2024년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이사아와 유럽을 잇는 홍해에서 민간 유조선과 상선들을 공격하면서 해상운임이 급등해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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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배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여당 간사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란사태 관련 당·정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운송을 맡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역시 우회 항로를 이용할 경우, 물류비 증가분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주요 전략 시장으로 파장이 번질 수 있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우디는 중동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약 34%를 차지하는 핵심 국가다. 현대차는 이곳에서 토요타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이다.
SK그룹은 현지에 나가 있는 일부 직원들의 안전 상태를 확인한 후 지속 모니터링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어 당장의 영향은 없지만,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정부 지침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원유 외에 액화천연가스(LNG)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아 영향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쿠웨이트에서 방산·금융·기계 등의 수출과 현지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라크에서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현지 체류 중인 임직원은 123명, 가족까지 총 172명이다.
한화그룹은 회사별로 현지와 실시간 소통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임직원 및 가족들의 이동 상황과 안전 여부를 계속 챙기고 있다. 현지 공관 및 한인회와도 소통해 현지 한인들의 안전 확보에도 협조하고 있다. HD현대그룹도 중동 지역 근무자는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하고 비상 연락망 가동 등 보호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중동에서 발전소 사업을 하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임직원들의 중동 출장을 금지했다. 대부분의 발전소 건설 지역이 분쟁 지역과 거리가 멀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