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카그리세마’, 임상 3상서 체중 23% 감량…젭바운드 벽은 못 넘어

84주 장기 임상 ‘REDEFINE 4’ 결과 발표
체중 23% 줄었지만 티르제파타이드 대비 ‘비열등성’ 확보 실패
노보 측 “고용량 임상 등 추가 시험 통해 잠재력 입증할 것”


노보 노디스크. [로이터]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선두주자인 노보 노디스크가 차세대 복합제 ‘카그리세마’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84주간 무려 23%의 체중 감량 효과를 확인하며 강력한 성능을 입증했으나, 경쟁사인 일라이 릴리의 ‘티르제파타이드(제품명 젭바운드)’와의 비교에서는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노보 노디스크는 글로벌 임상 3상 프로그램인 ‘REDEFINE 4’의 헤드라인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임상은 비만 및 동반 질환을 가진 성인 809명을 대상으로 카그리세마(세마글루타이드+카그릴린타이드 복합제)와 일라이 릴리의 티르제파타이드 15㎎을 주 1회 투여하며 84주간 직접 비교(Head-to-Head)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치료 지침을 준수한 참가자 기준 카그리세마 투여군은 84주 후 기저 체중 대비 평균 23.0%의 감량 효과를 보였다. 이는 기존 단일제인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감량 수치를 상회하는 강력한 결과다.

하지만 이번 임상의 1차 평가변수였던 ‘티르제파타이드 대비 비열등성’ 확보에는 실패했다. 대조군인 티르제파타이드 15㎎ 투여군이 같은 기간 25.5%의 체중 감량을 기록하며 카그리세마보다 더 높은 수치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카그리세마가 티르제파타이드만큼 효과적이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한 셈이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카그리세마의 부작용은 대부분 경증에서 중등도 수준의 위장관 관련 증상이었으며, 이는 기존 GLP-1 계열 치료제들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번 결과가 실패가 아닌 과정임을 강조했다. 마틴 홀스트 랑게 R&D 수석 부사장은 “오픈 라벨 임상에서 확인한 23%의 체중 감량 수치에 만족한다”며 “카그릴린타이드가 세마글루타이드에 더해져 단독 요법보다 우수한 가산 효과를 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REDEFINE 11 임상과 고용량 카그리세마에 대한 추가 임상을 통해 이 약물이 가진 전체적인 체중 감량 잠재력을 계속해서 평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결과로 인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용량 확대’ 및 ‘차세대 복합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