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한전 부채 200조원 넘어 전기요금 인하 불가 입장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 미·중국보다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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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에너지환경부 현판[연합]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가 다음달 계절·시간대별(계시별) 전기 요금체계를 49년 만에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하지만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완화 방안을 놓고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산업통상부가 이견을 보이며 막판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정책 기능이 지난해 조직개편으로 산업부에서 기후부로 이관된 이후 양 부처가 정책 방향을 놓고 충돌하는 양상이다.
25일 정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기후부는 태양광 발전이 많은 오전 11시~오후 3시의 전기요금은 낮추고 해가 지는 오후 6~9시에는 전기요금을 올리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계절·시간대별(계시별) 요금 체계 개편안을 다음달 발표한다.
개편안은 전기를 많이 쓰는 시간(최대부하), 보통으로 쓰는 시간(중간부하), 적게 쓰는 시간(경부하)으로 구간을 나누고, 사용량에 따라 전력량 요금을 달리 매기는 방식으로 계시별 요금 체계를 손질한다는 내용이다. 즉 한낮의 요금은 내려가고 저녁 요금은 올라간다.
또 봄(3~5월)·가을(9~10월)의 주말과 공휴일 낮에는 요금을 대폭 깎는 ‘주말 집중 할인’을 3년간 한시적으로 도입한다. 냉난방 수요가 많지 않은 봄가을철 주말 낮에 전력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면서 발전을 일부 멈추는 출력제어가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요금 개편의 관건은 사업장마다 전기요금이 저렴한 ‘경부하 시간대’에 전기를 얼마나 사용하는 지다. 공장이 1년 내내 24시간 고르게 돌아간다고 가정하면 전체 시간의 약 53%가 전기요금이 싼 시간대에 해당한다.
그러나 업종별로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부하 시간대 사용 비중이 높은 철강·시멘트 업종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이들 업체 중 일부는 낮에 자가발전기를 가동하고 심야 시간대에 공장 가동률을 높여 왔는데, 경부하 요금 인상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력 사용량이 많은 일부 대형 사업장은 인하 폭이 제한되거나 오히려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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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DB] |
이에 산업부는 기후부에 계시별 전기요금 개편으로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는 업종에 대해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입장이다. 산업부는 경제단체·업종별 협회들과 간담회를 갖고 전기요금개편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공급과잉과 경기 침체로 위기를 겪고 있는 철강·석유화학 업계는 전반적인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와 산업위기대응지역 입주 기업에 대한 요금 완화 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미국과 중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179.2원이며 중국은 171.6원, 미국은 123.1원으로 집계됐다.
산업계는 2022년 에너지 위기 이후로만 산업용 전기요금이 7차례에 걸쳐 70%가량 올라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경쟁국 대비 요금 부담이 커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한국전력이 지난해 15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면서 산업계에서는 전기요금 인하를 요구하는 여론이 비등하다.
그러나 기후부는 한전의 누적적자가 23조원에 이르고 부채도 200조원이 넘다보니 전기요금 인하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영업이익 호조에도 한전의 재무건전성이 쉽게 회복될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전은 지난 2021~2023년 3년 동안 총 43조원의 천문학적인 누적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2022년 한해에만 32조 7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후 흑자로 전환했음에도 누적적자는 23조 1000억원에 이른다. 총부채도 작년 9월 말 기준 205조원으로 연간 이자만 4조원을 웃돈다.
세종관가 한 관계자는 “산업부가 에너지와 산업을 같이 갖고 있을 때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려놓고 이제와서 기후부에 산업용전기요금 부담 완화방안을 요구하는 것도 모순적”이라며 “전기요금은 산업경쟁력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백년대계라는 인식을 갖고 개편해야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