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도 로봇화 바람…HD현대, 벌써 200대 넘게 배치

HD현대 211대 로봇 설치…전년 대비 63%↑
200여대 장비가 용접·철판 절단
3~4년치 일감 제때 소화하기 위해 로봇 활용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에 80여대 투입
삼성重, 도크 곳곳에 설치
로봇 확대에 근로자들 일자리 감소 우려도
조선사들 협의체 등 통해 노조와 소통

HD현대 조선소에서 로봇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로봇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HD현대는 용접, 철판 절단 등에 200대가 넘는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연이은 수주로 확보한 4년치 일감을 제때 만들어 인도하기 위해서는 로봇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늘어나는 로봇으로 근로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조선사들은 노조와의 소통을 통해 고용 안정을 지속해서 논의할 계획이다.

초과 수주 따른 일손 부족 해결책 부상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HD현대 조선 계열사들은 선박 건조 현장에 총 211대의 로봇(산업용·협동 로봇)을 설치했다. 전년 동기(129대) 대비 63.6% 증가했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HD현대중공업의 로봇 도입 대수는 73대에서 131대로 늘었다. HD현대삼호는 80대의 로봇을 설치, 지난해 같은 기간(56대)보다 42.9% 증가했다.

HD현대가 로봇을 적극 도입하는 이유는 일감이 넘쳐나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된 2022년 이후 수주를 꾸준히 이어간 결과 HD현대는 현재 3~4년치 일감을 보유하고 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기준 636억7200만달러(92조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HD현대는 납기를 맞추기 위해 인력을 꾸준히 채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손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이때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로봇이다. 조선소에 설치된 로봇들은 철판 절단과 용접 작업 등에 주로 투입되고 있다. 시간의 제약에 상관없이 가동할 수 있어 생산성은 더욱 향상됐다.

HD현대는 보다 다양한 작업에 로봇을 활용하기 위해 휴머노이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삼호는 지난해 LG CNS, 현대로보틱스와 함께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으로 개발될 휴머노이드는 조립과 도장과 같은 복잡한 업무에 투입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오션·삼성重도 적극 도입…근로자 불안감 해소 노력 병행

한화오션이 개발한 용접 협동로봇을 작업자가 조작하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 삼성중공업도 넘치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로봇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거제 사업장에 80여대의 협동로봇 등을 투입했다. 삼성중공업도 도크(건조 공간) 곳곳에 로봇을 설치하고 있다. HD현대처럼 자체 로봇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한화오션은 한화로보틱스와 손을 잡고 있고,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인공지능(AI) 탑재 용접 로봇 등을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향후에도 로봇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날짜에 맞춰 건조해야 할 선박 건조 물량은 넘쳐나지만, 조선소에 일하길 원하는 인력이 예년보다 줄었기 때문이다. 조선소 생산직은 업무 특성상 무더운 날씨에도 두꺼운 작업복을 입어야 하는 등 업무 강도가 높아, 청년들이 기피하는 직업군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조선소에 설치될 로봇은 늘어날 전망이지만, 로봇이 기존의 일자리를 완전히 대체하기 힘들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좁은 선내 공간에 각종 설비를 설치하는 등 세밀한 작업에는 사람의 기술력이 여전히 필요하다. 그럼에도 조선사 노조들은 로봇 도입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조선사들은 근로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다방면 노력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달 초 자동화, 로봇 도입 등 제조 환경 변화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번 협의체는 스마트 조선소 전환 과정에서 고용 안정을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겠다는 취지로 구성됐다. 한화오션도 노조에 로봇 도입 취지 등을 지속해서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