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괴물칩’ HBM 생산량 늘려야”

SK그룹 회장, TPD서 환영사
“HBM, 진짜 큰 돈 벌어다 줘”
“칩 부족 산업 구조 바꿀 수도”
“신 에너지원 장기 계획 세워야”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AI(인공지능) 산업의 핵심 반도체인 HBM(고대역폭메모리)을 ‘괴물 칩’(monster chip)이라 명명하며 이에 대한 생산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21일(현지시간) 전날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제5회 TPD(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 환영사에서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HBM에 대해 “가장 진보된 기술”이라며 이같이 밝힌 뒤, “요즘 이 몬스터 칩이야말로 우리 회사에 진짜 큰 돈을 벌어다 주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다만 최근 AI발(發) 수요 폭증에 따른 HBM 품귀가 메모리 가격의 이상 현상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HBM의 부족 현상(shortage)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HBM의 마진은 60%인데, 일반 칩의 마진은 80%”라며 “이것이 하나의 왜곡(distortion)”이라고 말했다.

AI 기업들의 수요 대비 공급량이 올해도 30% 넘게 부족하며, AI 인프라가 메모리칩을 모두 흡수하는 탓에 비(非) AI 메모리 공급이 줄면서 마진 역전 현상 등 시장에 여러 가지 문제를 파생하고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이처럼 가격과 마진율 등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의 새로운 예상치는 1000억달러(약 145조원)를 넘을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1000억달러의 손실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PC 회사나 스마트폰 제조사들조차 예전만큼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아마도 사업을 접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부족 현상이 세계의 산업 구조를 완전히 다르게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AI 산업은 필연적으로 막대한 에너지(전력)를 필요로 한다”며 “우리는 AI 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함께 짓는, 새로운 설루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력 수요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재난이 될 것”이라며 “에너지는 또 하나의 큰 문제이자, 사회 전체의 큰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AI 인프라를 만들려면 에너지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 됐으니 뉴 에너지의 소스(신 에너지원)가 필요하다”면서 “그걸 만들어내는 계획을 장기적으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센터를 만들려면 다 기가(giga) 단위의 일이다. 데이터센터 센터 하나에 원자력 발전소 하나씩 매치해야 할 정도”라며 AI 산업에서 환경까지 고려한 에너지 확보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한편, SK가 미국에 설립하려는 ‘AI 컴퍼니’(가칭 AI Co.)에 대해서는 “경쟁력 있는 데이터센터 테크놀로지가 계속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추진하는 투자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회사에 대해 “자체 연구개발(R&D)도 당연히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에서 할 수 있는 R&D의 종류가 따로 있고, 미국의 시스템이나 특정 기술 분야는 미국에서 수행하는 게 좋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서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