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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는 채찍, 감세는 당근…전세계 헤집는 ‘마가노믹스’ [이슈&뷰]

트럼프 복귀 첫 국제무대 연설“미국서 만들면 법인세율 15%”“금리·유가 인하” 전방위 압박연준 금리결정에 공개적 개입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3일 화상으로 다보스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3일 화상으로 다보스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
“내 메시지는 매우 간단하다. 미국에 와서 제품을 만들어라.” (다보스포럼(WEF) 연설)

취임 3일째를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센 ‘마가노믹스’ 압박이 전 세계로 향하고 있다. 마가노믹스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경제학(Economics)’을 합친 용어로 트럼프의 경제 정책을 뜻한다. 구체적으로 무역적자 대상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에너지 정책을 기업친화적으로 바꾸며, 저금리·저유가를 통해 미국 경제 부흥을 꿈꾸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의미한다.

23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국제무대 복귀를 알린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화상연설에 그는 전 세계를 향해 관세와 금리, 유가 그리고 안보와 관련한 ‘미국 우선주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관련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보여줬다. 그는 이날 화상 연설에서 “전 세계 기업들에 대한 내 메시지는 매우 간단하다. 미국에 와서 제품을 만들어라. 그러면 우리는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 낮은 세금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여러분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면, 그건 여러분의 권리이지만, 여러분은 매우 간단하게 다양한 금액의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캐나다, 중국을 향해서는 “모두 2월 1일부터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선 기간 불법 이민자와 일명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25%, 중국에는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화상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 된 후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고 과시했다. 그는 취임 첫 공식행사에서 발표한 5000억달러 규모의 AI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불과 이틀 전에 오라클, 소프트뱅크, 오픈AI가 5000억달러 투자를 발표했다”며 “사우디아라비아도 미국에 최소 60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이전에는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지 않으면 다양하게 관세를 내야 한다”며 “이 관세는 우리의 경제를 강화하고 채무를 갚는 데 필요한 수천억 달러, 심지어 수조 달러를 우리 재정에 보탤 것”이라고 선언했다.

마가노믹스 실현을 위해 연방준비제도(Fed) 개입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가 즉시 인하되도록 요구할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에 대해 내 말을 들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재점화 등에 대한 우려로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줄일 것으로 전망되자 인하를 압박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해당 발언은 앞으로의 트럼프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간 갈등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트럼프 임기 동안 파월 의장을 공개 비판할 조짐에 대해 민주당과 경제학자들은 비판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각종 행정명령에 거침없이 서명을 날리고, 국가비상사태를 과감하게 선포했다. 지난 20일 취임식날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내린 행정명령 78개를 무효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전기차 의무화 폐지, 인공지능(AI) 규제 등 미국 경제의 ‘걸림돌’이라 여기는 정책들을 일괄 폐기한 것이다.

임기 시작과 동시에 폭풍처럼 몰아친 그의 행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로이터통신은 연준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에 “자유 시장 규범을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 등 트럼프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국제유가와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종가 기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뉴욕증시는 환호했다. 게나디 골드버그 TD 증권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감세 및 규제 완화 제안에 힘입어 더 강력한 미국 경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김빛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