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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주의자!” 아이폰에 외쳤는데...‘트럼프’로 받아쓰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아이폰에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외쳤는데, ‘트럼프’로 받아쓰기 하더라.”

아이폰에서 음성으로 읽으면 텍스트로 전환하는 받아쓰기(dictation) 기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관련된 버그(bug·오류)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아이폰에서 받아쓰기 기능에서 영어로 ‘인종차별주의자’(racist)라고 말하면, 텍스트에 ‘트럼프(Trump)’로 일시적으로 표기한 뒤 ‘인종차별주의자’로 수정된다.

받아쓰기 기능이 ‘트럼프’부터 소환하는 단어는 더 있었다. ‘만연한’(rampant)과 ‘난동’(rampage)을 말할 때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해당 버그가 촬영된 영상이 틱톡에서 확산하면서 이같은 버그가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취재진에게 연설하고 있다. [AFP]

이에 대해 애플 측은 “때때로 음성 인식 모델이 음성학적으로 겹치는 단어를 잘못 표시할 수 있다”며 “우리는 받아쓰기를 구동하는 음성 인식 모델의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수정 프로그램을 배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이번 버그가 단순한 오류가 아닌 의도적으로 발생한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 애플 시스템 어딘가의 소프트웨어 코드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단어를 입력할 때 ‘트럼프’로 변환하도록 설정돼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원더러시.AI 창립자이자 애플의 음성 비서 시리 팀 출신인 존 버키는 “이 문제가 최근 애플 서버 업데이트 이후에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건 심각한 장난(serious prank)의 냄새가 난다. 누군가 이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아니면 코드에 (버그를) 몰래 심어놓았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버그는 애플이 향후 4년간 미국에 5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로 다음 날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이후 지난 24일 애플은 휴스턴에 25만㎡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를 위한 서버 공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