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동행 SKT와 수년째 재능 나눔 활동
골프 유망주와 행복라운드·채리티·멘토링
“후대를 위해 잘 남기고 가야한다는 생각”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서 2연패 도전
골프 유망주와 행복라운드·채리티·멘토링
“후대를 위해 잘 남기고 가야한다는 생각”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서 2연패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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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주가 14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GC에서 방송인·프로야구·여자골프 레전드들과 SK텔레콤 오픈 채리티를 마친 뒤 18번홀 그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경주는 “재능 나눔은 후대를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서귀포=조범자 기자 |
[헤럴드경제(서귀포)=조범자 기자] “골프에서 OB(아웃 오브 바운즈)가 났는데 OB 아니라며 슬쩍 공을 갖다 놓고 치는 것, 이건 나와 상대를 속이는 행위죠. 거짓말 하지 않는 것, 무슨 일이든 즐겁게 하는 것, 그리고 남에게 베풀려고 하는 것. 이 세가지 지침을 항상 가슴 속에 지닌다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14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 골프클럽. 둥그렇게 모여앉은 열댓명의 청년들은 프로골퍼 최경주(54)의 말을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2025를 앞두고 열린 최경주 멘토링 시간. SK텔레콤이 제주지역 아동복지시설·가정위탁 보호가 종료된 자립준비청년을 상대로 5년째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한국 골프의 개척자가 걸어온 삶의 경험과 철학이 따뜻하게 공유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첫회 고교생으로 참가한 학생이 어엿한 직장인이 돼서도 다시 찾을 만큼 멘토링은 지역사회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경주는 지난해 자신의 53번째 생일(5월19일)에 펼쳐진 SK텔레콤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드라마같은 명승부를 펼치며 투어 최고령 우승을 차지했다. 타이틀 방어를 위해 1년 만에 제주를 찾자마자 피곤함도 잊은 채 연일 나눔 실천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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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주가 지난 12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GC에서 열린 재능나눔 행복라운드에서 골프 유망주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
최경주는 지난 12일 장유빈·배용준 등 프로 선수들이 골프 유망주들을 밀착 코칭하는 ‘재능나눔 행복라운드’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2017년부터 9년째 이어오고 있는데, 이날 참가한 5명의 프로골퍼들은 모두 6~8년 전 주니어 유망주로 참여해 최경주의 코칭을 받았던 선수들이다. 나눔의 선순환 구심점에 최경주가 있다.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엔 연습라운드를 마친 뒤 숨돌릴 틈도 없이 방송인 이경규와 서경석, 프로야구·여자골프 레전드들과 SK텔레콤 오픈 채리티에 참여해 9홀을 돌고 5000만원을 기부했다. 끝나고서도 인터뷰와 기념촬영, 사인 요청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곧바로 멘토링으로 2시간여 자립준비청년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긴 하루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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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주가 14일 서귀포 핀크스GC에서 제주지역 자립준비청년을 상대로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
눈이 벌개진 최경주에게 피곤함을 무릅쓰고서도 나눔의 한가운데에 있는 의미를 물었다.
최경주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결국은 후대에 잘 남기고 가야하니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이런 나눔을 해주고 그들이 이를 통해 발전할 수 있으면 더없이 좋은 것이다. 이런 활동의 취지에 공감하고 함께 하자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2010년부터 최경주를 후원하고 있는 SK텔레콤도 최경주의 나눔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 단순 후원에서 시작됐던 둘의 동행은 장학사업과 ESG 활동 등으로 이어졌고, 2014년부터는 최경주재단과 ‘장학꿈나무’ 육성 사업을 함께하고 있다. 전국의 저소득층 가정 대학생·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매년 10~20여명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후원한 장학꿈나무는 총 326명에 달한다.
최경주는 이날 발달장애 골퍼 이승민·김선영과 채리티 라운드를 마친 뒤 “선영이는 어휘력과 예능감이 아주 좋고, 승민이는 집중력이 뛰어나다. 이들이 좋은 코치와 함께 기술을 좀더 발전시키면 더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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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주가 14일 SK텔레콤 오픈 채리티에서 발달장애 골퍼 이승민(가운데)의 티샷을 지켜보고 있다. 오른쪽은 지난해 SK텔레콤 오픈 어댑티브에서 우승한 발달장애 골퍼 김선영 [SK텔레콤 제공] |
그는 “꿈나무들에게 내가 갖고 있는 것을 주고 그것이 성과로 나타났을 때 엄청난 힘이 생긴다”며 “사실은 그래서 이렇게 SK텔레콤과 ‘주는 실천’을 시작한 것이다. 많이 베풀고 사회를 돌아보는 이런 모습들이 굉장히 힘이 되고 열정이 생긴다. 감사하게도 아이들도 잘 따라와주고 발전하고 있어 흐뭇하다”고 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PGA 투어 데뷔 25주년을 맞은 최경주를 조명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대한민국 완도의 농부의 아들 최경주는 ‘최고가 되려면 최고들과 겨뤄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2000년 미국에 진출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최고의 무대에 어울리는 선수임을 스스로 증명해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경주가 젊은 골퍼들에게 하는 조언은 매우 단순하다. ‘남들보다 열심히 하라’는 것”이라며 25년간 최경주가 쏟아낸 땀과 열정을 비췄다.
한국인 최초로 PGA 투어에 진출해 8승, 챔피언스 투어 2승, KPGA 투어 17승을 일군 최경주는 자신의 골프 인생을 18홀에 비유한다면 “백나인(후반) 절반쯤 온 것같다”고 했다. 14번홀을 마치고 나머지 홀들을 어떻게 잘 마무리할지 고민한다는 한국 골프 선구자는 나눔 실천에서도 또한번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