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경쟁력이 대한민국 경쟁력
K-조선·車 첨단화에 행정 집중
친기업 정책으로 25조 투자유치
부·울·경 경제동맹은 지방 필살기
K-조선·車 첨단화에 행정 집중
친기업 정책으로 25조 투자유치
부·울·경 경제동맹은 지방 필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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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이 지난 9일 울산시청 접견실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수도권 비대화에 따른 지방 비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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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강남훈 부산·울산·경남취재본부 사장
울산광역시의 민선 8기 슬로건은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이다. 듣기에 따라서는 ‘산업 수도 울산’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울산을 미래의 먹거리가 넘쳐나는 도시로 새롭게 디자인하겠다’는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의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김 시장은 제1대 울산시의회 의원과 울산시 남구의회 의장을 거쳐 울산 남구청장(재선)을 역임한 뒤 한동안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일선 행정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다. 이 시기가 그에게는 보약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집념과 뚝심의 정치인’으로 재기할 수 있었고, ‘위대한 울산’을 머리에 그릴 수 있었다.
“지금은 말로만 지방분권·균형발전을 얘기하지 실제로는 (중앙이)지방의 모든 부분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권한을 중앙에만 집중해 놓으면 지방이 발전할 수 없습니다. 지방이 망하면 결국 중앙도 망하게 됩니다.”
강하고 확신에 찬 어조로 입을 연 그는 시민이 원하는 곳이면 늘 소탈한 얼굴로 달려간다. 삼한시대부터 동아시아 최대 철 생산지였던 울산. 헤럴드경제는 지난 9일 울산의 정체성을 담은 ‘제21회 울산쇠부리 축제’ 현장으로 향하기 전 그를 만나 울산의 현안 등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위대한 울산’을 만드는 데 애로사항은 없는가.
▶왜 없겠는가. 중앙정부의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하고, 인·허가권을 대폭 지방으로 이양해 줘야 한다. 세율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조세권도 지방정부에 이양해야 한다. 예타(예비타당성조사) 제도도 수도권에 비해 인구가 적어 경제성 지표에서 불리한 지방에게는 발전 기회 제한 요인이 되고 있다. 전면 폐지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지방분권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이런 것부터 먼저 이뤄져야 한다. 권력을 중앙에만 집중해 놓으면 지방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겠는가. 예산 역시 마찬가지다.
-수도권 비대화는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
▶‘역천자(逆天者)는 망(亡)하고 순천자(順天者)는 흥(興)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은 중앙의 권한이 워낙 강해 지방으로서는 순응하지 않으면 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말로만 ‘지방분권·균형발전’이지, 지방의 모든 부분을 (중앙이)통제하고 있다. 실질적인 분권이 되지 않으면 서울·수도권은 자꾸 비대해지고 지방은 계속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지방이 망하면 결국 중앙도 망한다.
-곧 새 정부가 들어선다. 가장 바라는 것은.
▶정치적 안정도 필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다. 지금 국민의 삶이 너무 어렵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정치적 불안정이 요인이라고 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우리 사회의 갈등도 해결할 수 없다.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이라고 했다.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가지기 어렵다는 뜻이다. 지도자가 국민에게 얼마만큼 안정된 생활을 제공하느냐 하는 것이 정치의 요체다. 새 정부가 마음에 깊이 새겼으면 한다. 미래가 불투명해서는 안 된다.
-먹고사는 문제는 도시의 비전과 직결된다.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울산 공약 사업을 발표했는데.
▶울산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조선·화학이 오늘의 ‘경제대국 대한민국’을 만든 기반 산업이었다. 이들 사업을 첨단화하면 앞으로 50년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K-조선과 K-자동차, 초격차 기술로 점프업(UP) ▷인공지능(AI)·양자 기반 미래산업 전환 가속화 ▷미래에너지 생태계 선도 등을 울산의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이들 사업은 우리 울산뿐만 아니라 국가적 명운이 달린 과제다.
-비수도권 모두 인구감소에 따른 소멸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부·울·경 초광역경제동맹’이 주목받고 있다.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행정통합’이 아니고 ‘경제동맹’으로 협력하고 있다. 2021년 행정통합으로 시작한 ‘부·울·경 메가시티’는 143명 인력에 136억원의 예산으로 운영됐다. 당시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모델로 관심을 가졌지만,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이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결국 인력과 예산만 낭비했다. 현재 경제동맹은 11명, 11억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부산·울산·경남의 세 단체장이 만나 울산과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연결하는 광역철도 등 21개 사업을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추진할 것을 결의했다. 실질적인 운영 성과가 만들어지고 있다.
-울산-포항-경주를 잇는 ‘해오름동맹’도 관심을 끈다.
▶포항과 경주에서 생산하는 소재·부품은 울산에 모두 납품된다. 울산으로서도 안정적인 납품·하청업체가 있어야 한다. 산업벨트가 되면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이런 필요에서 해오름동맹이 결성됐다. 지난 1월에는 ‘해오름동맹광역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친환경 첨단산업벨트 ▷초광역 교통망 ▷세계적 문화관광권 등 3대 분야 10대 핵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울·경 초광역경제동맹을 포함한 이들 동맹은 부·울·경과 울·포·경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결속하고 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기능적으로 차별화된 ‘산업 수도권’으로의 도약 전략이다.
-지난 2월 국토교통부의 ‘그린벨트 해제’를 이끌어낸 것은 큰 성과로 평가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를 무기 삼아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대규모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우리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시정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지방으로서는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과제다. 그래서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최우선 공약으로 추진했다. 시·도지사협의회에서 공동으로 건의하는 등 기회 있을 때마다 대통령과 국토부에 지방정부의 해제 권한을 30만㎡에서 100만㎡로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울산은 148.9만㎡를 해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울산의 구체적 해제 내용은.
▶국가·지역전략사업은 환경평가 1·2등급지도 개발할 수 있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남구 ‘울산 수소 융복합밸리 조성사업’ ▷울주군 ‘울산 U-밸리 국가산단 조성사업’ ▷중구 ‘성안·약사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 3개 사업이 국가·지역전략사업에 선정됐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신공장(미래자동차), 삼성 SDI 신형배터리 공장(이차전지), S-OIL의 샤힌 프로젝트(석유화학 고도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13만개의 일자리와 20조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그린벨트 해제로 울산 외곽에 있는 자동차 협력업체들이 돌아오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가 새로운 활로가 되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는 친기업 정책이다.
▶울산은 공업도시로 출발한 이후 60여 년 동안 기업과 함께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주도해 왔다. ‘기업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미래가 있다. 그래서 그린벨트 해제 등 규제 개혁과 함께 투자기업에 전담 공무원을 파견하는 등 파격적인 행정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친기업 정책으로 민선 8기 들어서 투자유치 규모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외자 11조8880억원을 포함해 25조1456억원에 이른다. 일자리는 1만1992개를 창출했다.
-시장으로서 올해 주력하는 사업은.
▶울산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도시이기에 지금보다 값싼 요금으로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시장경제의 기본 논리이다. 따라서 ‘1호 분산에너지 특화 지역 지정’과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분산에너지 특화 지역으로 지정되면 전기 생산자가 기존 전력시장(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직접 시민과 기업 등 수요자에게 전기를 값싸게 공급할 수 있다. 특화 지역 지정과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도입해 전력 다소비 업종인 반도체와 이차전지, 데이터센터 등 첨단 신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울산 유사 이래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인 울산국제정원박람회를 유치했다.
▶2028년 열리는 울산국제정원박람회는 국가적으로도 뜻깊다. 국가정원 1호인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가 2013년과 2023년, 10년 주기로 열렸다. 이번 국가정원 2호인 울산이 국제정원박람회를 유치함으로써 국가정원 1호와 2호가 5년 단위로 박람회를 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K-정원(Garden)’ 위상을 국제적으로 알릴 수 있다. 박람회장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1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 산업쓰레기 매립장을 아름다운 정원으로 조성, 세계인에게 산업도시에서 정원도시로 탈바꿈한 울산을 보여주겠다.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에 부합하는 세계적인 모범 사례가 될 것이다.
-울산은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 이후 숨 가쁘게 달려왔다. 시장께서 그리는 미래 울산은.
▶그동안의 ‘산업’에 ‘문화’를 더해 시민의 체감 행복을 높이는 시민생활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울산시민의 자부심을 더하기 위해 추진하는 ‘울부심 생활+사업’이 그것이다. 우선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 주력산업 고도화와 함께 수소, 이차전지, 게놈·바이오 등 신산업이 활기차게 공장을 가동할 수 있도록 친기업 정책을 계속할 것이다.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 유치와 함께 신석기시대 ‘반구천 암각화’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다. 부산·울산·경남의 760만 주민을 하나로 잇는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와 트램 1호선 건설, 울산~강릉 동해선 개통, 태화강역~청량리역 경부선 개통으로 교통망도 대폭 확충한다. ‘사어류수(死魚流水)’가 아니라 ‘활어역수(活魚逆水)’의 자세로 ‘한국의 산업수도’에 문화와 삶의 기반이 탄탄한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가는 것이 소임이라 생각한다.
정리=박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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