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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루라기에 너무 큰돈을 쓰지 마라(벤저민 프랭클린 지음·이혜진 옮김, 여린풀)=일곱 살의 프랭클린은 호루라기 하나에 자신이 가진 모든 돈을 내줬다. 하지만 집에 돌아와 그 호루라기에는 그만큼의 가치가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기쁨은 억울함으로 바뀌었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후회가 드는 순간이 온다. 프랭클린처럼 호루라기에 너무 큰돈을 썼던 것이다. 프랭클린은 “인간이 불행한 이유는 사물의 가치를 잘못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삶의 모든 판단은 결국 ‘무엇이 진짜 가치 있는가’를 분별하는 철학과 가치관에서 나온다. “그대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아나요? 무엇이 진짜 이득이고, 무엇이 진짜 손실인지 그대는 정말 아나요?”라는 그의 질문은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통찰력을 제공한다. 프랭클린이 남긴 자서전, 에세이, 편지, 잠언, 칼럼 등에서 ‘생활 철학’ 관련 글을 뽑아 엮은 이 책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유혹과 실수, 후회와 깨달음의 과정을 통해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를 성찰해 가는 생활 철학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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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들은 무엇에 충성하였는가(김재홍 지음, 사이드웨이)=“박정희 친위대, 하나회의 대한민국은 현재진행형이다.” 하나회 척결 당시 군부의 심장을 파헤쳤던 기자 김재홍은 하나회의 망령이 여전히 살아 있다고 단언한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헌법을 유린한 근원적 배경은 하나회에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의 독재자들과 정치군인들이 수십 년간 되풀이했던 반헌법적·반민주적인 정치 행위를 면밀히 복기함으로써 현재를 구하고자 한다. 군인들이 언제부터 시민들에게 존경이 아닌 공포의 대상이 되었는지, 언제부터 자신들의 뜻대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집단이 되었는지 파헤친다. 군사와 검찰 카르텔이 만들어 낸 정권들은 국민들에게 상흔을 남겼지만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의 의지는 꺾지 못했다. 이에 저자는 ‘국민’이라는 공동체 의식에서 민주주의 사회의 희망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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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이 알고 보니 내 인생이 아님(이종산·조시현·현호정·한정현·박문영·박서련·정수읠 지음, 은행나무)=출판사의 테마소설집 시리즈 ‘바통’ 일곱 번째 기획으로 선보이는 이 책은 이른바 ‘회빙환’(회귀·빙의·환생) 장르를 통해 익숙한 현실 너머의 낯선 감각에 접속한다. 각기 다른 세계를 구축해온 7명의 작가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빙의를 해석해낸다. 여기서 빙의는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다. 빙의는 삶의 한복판에서, 감정의 틈새에서, 욕망의 결을 따라 현실을 잠식해 들어온다. 그렇게 우리는 살아가며 끊임없이 ‘나 아닌 무언가’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빙의란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이 겪는 일상적인 변신의 은유일지도 모른다. 이 소설집은 그 변신의 순간들을 이야기로 치환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흐릿해졌던 정체성의 윤곽을 다시 그려낸다. 역설적으로, ‘내가 아닌 나’가 되는 순간, 우리는 가장 선명하게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