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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세일해도 비싸요”…닫힌 지갑에 패션업계 ‘울상’

의류·신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
패션 플랫폼은 앞다퉈 ‘할인 전쟁’

서울 명동거리에서 한 시민이 옷을 고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소비 위축에 패션업계가 앞다퉈 할인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고물가의 장기화가 소규모 패션기업의 연쇄 부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의류·신발 소비자물가지수는 2023년 전년 대비 6.7% 상승했다. 같은 해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인 3.6%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다음 해인 2024년에는 전년 대비 3.3% 올랐다. 상승 폭은 다소 둔화했으나 여전히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2.3%)보다 높다.

소비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여름 티셔츠 한 벌이 5~6만원인 건 예사다. 장바구니에 옷을 2~3개만 넣어도 10만원이 훌쩍 넘는다. 직장인 안소진(33) 씨는 “브랜드가 붙으면 비슷한 옷도 2~3배 비싸진다”며 “맘에 드는 옷을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최종 결제 금액을 보고 구매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놨다.

패션 플랫폼은 각종 할인과 쿠폰을 앞세워 판촉 경쟁에 나섰다. 그러나 정가 자체가 높아 할인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나수빈(30) 씨는 “옷값이 너무 비싸 30% 낮아진 가격이 적정 가격처럼 느껴진다”며 “할인가에 사지 않으면 무조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할인이나 최저가 중심의 소비를 택하고 있다.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할인 시점을 기다리거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가격 정보를 공유한다. 직장인 김가영(28) 씨는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할인 기간을 체크했다가 시기에 맞춰 결제한다”라며 “패션 SNS 계정을 팔로우해 두고 세일 정보를 얻기도 한다”고 전했다.

패션 업계는 비싼 제품 가격이 복합적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패션 제품의 가격에는 면화,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원자재·인건비까지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특히 봉제, 유통, 판매 단계까지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특성상 인건비가 제품 가격과 직결된다. 해외 생산 비중도 높아 물류비와 수입 원가 변화에도 민감하다.

가격이 오르는 산업 구조도 마찬가지다. 신상품이 중심인 국내 패션 유통 구조상 재고를 많이 쌓지 않기 위해 초기 가격을 다소 높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 할인을 염두에 둔 가격 책정도 일종의 관행이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 가격은 인건비와 원부자재 가격부터 재고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 책정된다”며 “브랜드 입장에선 가격에 대한 설득력을 갖추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서울 명동거리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