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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폭염 위험 사업장 점검 시작...‘2시간에 20분 휴식’ 법제화는 무산

폭염·호우 취약사업장 안전보건 여부 일제 점검
규제개혁위 권고에 폭염 대책 재검토...강제성 없는 시행규칙만 반복

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 주택정비사업 건설현장에서 폭염 대응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체감온도 33도 이상 시 2시간 작업 후 20분 휴식’을 의무화하는 안전보건규칙 개정안이 규제개혁위원회 반대로 무산되면서 폭염 속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올 여름도 ‘사업주 재량’에 의존하는 상황이 됐다.

고용노동부는 25일 제12차 ‘현장점검의 날’을 맞아 건설업, 조선업, 물류·운수업, 농축산업 등 폭염 취약 업종 6만여개 사업장과 장마철 침수·붕괴 위험이 있는 6300여개소를 대상으로 일제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을 통해 당국은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시원한 물·바람·그늘·2시간마다 20분 휴식·보냉장구·응급조치)’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그러나 ‘체감온도 33도 이상 폭염작업 시 매 2시간 이내 20분 이상 휴식’ 등 5대 기본 수칙들은 모두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에 불과하다.

고용부는 지난해 9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에 따라 폭염 속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 기준을 시행규칙(안전보건규칙)에 담아 마련한 바 있다. 핵심은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 매 2시간 작업 시 최소 20분 이상 휴식을 의무화하는 내용이었다. 위반 시에는 최대 징역 5년 또는 벌금 5000만원의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규제개혁위원회는 이 조항이 “영세·중소사업장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며 올해 4~5월 두 차례에 걸쳐 철회를 권고했고, 고용부는 이를 받아들여 시행 하루 전인 지난 6월 1일 해당 조항을 뺀 채 입법을 보류했다. 함께 입법예고됐던 냉방장치 설치, 작업시간 조정 등 다른 조치들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정작 법 시행일에는 아무런 구체적인 예방 조치가 마련되지 않은 채 현장만 남게 됐다.

현행 법령상 ‘고열작업’에 대해서는 환기시설, 온도계 설치, 휴게시설 제공이 의무지만, 폭염 자체는 법적으로 정의된 작업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현장 근로자가 찜통 같은 폭염에 그대로 노출돼도 사업주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

노동계는 이를 두고 “규개위가 사실상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33도 이상 2시간 작업 후 20분 휴식은 생명과 직결된 최소한의 기준인데, 이를 ‘기업 부담’이라는 이유로 철회하라는 것은 노동자를 폭염에 쓰러질 때까지 일하게 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성토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4년 8월 말 기준 고용부 점검을 받은 폭염 취약사업장은 모두 3506곳이었다. 이 중 규칙 위반이 확인된 사업장은 총 500곳으로 전체의 14.26%에 해당한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 간 온열질환 재해자 수는 총 115명이었다. 이 중 12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