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위, 산업부 조직 개편 논의
관세전쟁 주무부처 조직 흔들기
“비상사태 큰 실기” 우려 목소리
관세전쟁 주무부처 조직 흔들기
“비상사태 큰 실기” 우려 목소리
이재명 정부의 5년 청사진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회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에너지와 통상 기능을 분리하는 조직 개편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가운데 산업부에서 조선해양플랜트 분야를 해양수산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산업·통상·에너지 분야를 총괄하는 산업부는 그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조직 개편 논쟁의 중심에 서 왔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두고 조직 흔들기가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장기놀이로 따지면 차떼고 포떼면 남는 게 있냐는 말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탄핵정국으로 인한 대통령실 외교 공백 속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을 전면에서 담당해왔다. 현재도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에서 한창 협상중이다.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이 있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장수가 아니라 부대 임무를 통째로 흔들어 놓는 수준이다. 우리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관세 전쟁에서 큰 실기를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6일 정치권과 관가에 따르면 국정기획위원회는 산업부의 통상 기능 분리를 검토중이다. 통상교섭본부를 폐지하고 외교부 내에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 국무총리실 산하에 통상조정기구를 설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각에서는 미국무역대표부(USTR)처럼 아예 독립 부처로 격상해야 한다는 방안도 나온다.
현재 대미협상은 자동차, 철강 등 산업을 주축으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등 에너지 이슈가 혼재돼있지만 통상교섭본부가 총괄하면서 논의에서 시너지를 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와 협력을 요청한 조선해양플랜트도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이 지역구인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출근길 도어스태핑에서 “산업부의 조선해양플랜트 업무를 부산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새롭게 내놨다.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통상조직을 둘러싼 논쟁이 반복됐지만, 지금처럼 통상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선 통상 업무를 ‘누가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를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 공약으로 기정사실화된 기후에너지부 신설 외에 산업부 내 통상 기능까지 손댈 경우, 정부조직 개편의 폭이 지나치게 커져 국정 초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미 행정부발 관세전쟁 도중에 조직 흔들리기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들이 더 많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지금은 조직이관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은 전문인력 양성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조직관련 논의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통상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경제 흐름을 고려할 때, 산업과 통상 정책을 분리하기보다는 통합적으로 수립·집행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본다. 보호무역주의, 경제안보, 공급망 재편 등이 글로벌 경제 이슈로 부상하면서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전략적 대응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트럼프 2기의 자동차, 철강 등 품목 관세 및 상호관세, 반도체 수출통제 사례 등을 보면 국내 산업과 경제안보 정책을 통합해 대응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배문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