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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역주행’ 일어났던 작년, 고령운전자 사고 가장 많았다

지난해 사고 5건 중 1건은 65세 이상
2020년에 비해 36%↑…갈수록 급증
면허 반납 등 보완책, 실제 효과는 미미

지난해 7월 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한 승용차로 인해 9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달 2일 오전 사고현장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국화꽃이 놓여있던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가 다음달 1일이면 발생 1년을 맞는다. 당시 운전자는 69세(1955년생)로, 고령 운전자였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전체 교통사고에서 가해 운전자가 65세 이상 고령층인 비율이 21.6%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9일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20년 3만1072건에서 지난해 4만2369건으로 36.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는 20만9654건에서 19만6349건으로 감소하며, 고령 운전자가 낸 사고의 비율은 14.8%에서 21.6%로 껑충 뛰었다. 고령 운전자의 사고 건수와 비율 모두 통계가 존재하는 2005년 이후 최고치다.

고령 운전자 사고의 주된 이유는 노화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로 추정된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시야가 제한된 상황에서 어린이가 갑자기 튀어나올 경우 고령 운전자의 브레이크 반응속도는 2.28초로 비고령자(1.20초)의 약 2배에 가까웠다. 시야각도 젊은 사람의 120도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시청역 역주행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페달 오조작으로도 이어지기 쉽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2019∼2024년 페달 오조작 사고를 분석한 결과 25.7%가 65세 이상 운전자였다. 지난해 은평구 연서시장 사고, 강북구 햄버거 가게 돌진 사고 등도 모두 고령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청역 사고를 계기로 조건부 운전면허제나 고령 운전자 면허 자진 반납 정책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실제 효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특히 야간이나 고속도로 운전 금지 등을 조건으로 운전을 허용하는 조건부 운전면허제는 여전히 검토 중이고, 면허 반납은 참여가 저조한 편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면허를 반납하면 현금이나 교통카드를 제공하지만, 서울의 경우 지원액이 연 20만∼50만원에 그쳐 반납률이 3%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교통 여건이 좋지 않거나 운전이 생업인 경우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