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하이브리드 본딩 업체 두 곳이나 둘러 본 삼성 반도체 CTO…“3D 적층에도 확실히 관심”

세미콘 코리아 2026
송재혁 DS부문 사장, 소부장 업체들 부스투어
HBM 주도권 탈환 위해 후공정 주목


세미콘 코리아 2026에 참가한 하이브리드 본딩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네덜란드계 베시(Besi) 부스.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3D(3차원) 적층을 확실히 관심을 두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상품성까지도 고민이 깊으신 것 같습니다.”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CTO가 방문한 부스 관계자)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6’에 참가한 송재혁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조연설에서 3D 기술로 수직(z축) 적층하는 zHBM 기술을 소개한 이후 관련 소재·부품·장비사를 돌아봤다.

송 CTO의 부스 투어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주도권을 확실히 탈환하기 위해 후공정에 주목했다고 요약된다. 송 CTO는 ▷온투이노베이션(ONTO) ▷제우스(Zeus) ▷베시(Besi) ▷ASMPT ▷EV Group(EVG) 순으로 부스를 둘러봤다.

특히 송 CTO는 하이브리드 본딩 업체만 2곳을 둘러보며 큰 관심을 보였다. 하이브리드 본딩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네덜란드계 베시(Besi)와 HBM 열압착(TC) 본더와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를 만드는 싱가포르계 장비사 ASMPT이다.

세미콘 코리아 2026에 참가한 HBM 열압착(TC) 본더와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를 만드는 싱가포르계 장비사 ASMPT 부스. 박지영 기자.


하이브리드 본딩은 차세대 HBM의 승기를 좌우할 기술이라 평가받는다. 더 높이 쌓으면서도 두께는 줄여야 하는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입출력(I/O) 단자 수 증가로 속도를 올릴 수 있고, 전력 효율성도 좋아진다. 송 CTO는 이 부스들을 방문해 격려와 협력을 언급했다고 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평택 반도체 공장에 낸드·HBM 생산 등을 위해 하이브리드 본딩 라인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HBM4E에서부터 하이브리드 본딩이 적용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회로를 수직으로 적층하는 첨단 패키징 기술을 이끌고 있는 오스트리아계 EVG도 찾았다. 웨이퍼와 웨이퍼를 연결해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W2W)에서 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송재혁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11일 ‘세미콘 코리아 20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아울러 수율 관리에 핵심적인 장비 부스도 방문했다. 미국 반도체 광학·계측장비사인 온투이노베이션은 D램을 수직으로 높게 쌓을수록 칩 정렬 오차가 수율을 좌우하는데, 온투의 초정밀 계측 장비로 수율을 끌어올리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온투 관계자는 “수직으로 많이 쌓을수록 두께가 많이 두꺼워지면서 웨이퍼가 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에 대응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세정장비 기업 제우스도 방문했다. 반도체 생산과정에선 티끌 하나가 수율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세정이 중요하다. 제우스 관계자는 “전공정 클리닝에서 패키징 쪽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앞으로 협업이 확대될 수 있을 거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 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회사 입장에서 3D 적층으로 가야하는 숙명에 놓여있기 때문에 적층에 특화된 부스를 관심 있게 볼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부분 외국계 반도체 기업을 방문했다는 점에서 아쉬움도 보였다. 한 소부장 업체는 “다양한 소부장 업체가 대만 TSMC와 협력해 칩렛(Chiplet)을 만드는 것처럼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반도체 소부장 생태계를 이끄는 역할을 해야한다”며 “한국 소부장 기업이 있어야 삼성전자도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