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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여당, 참의원서도 과반 붕괴…1955년 이후 처음 ‘정국 소용돌이’

자민·공명, 중의원 이어 참의원 선거 또 참패
NHK “1955년 이후 중의원 이어 참의원 과반 미달 처음”
美관세·고물가에 민심 등돌려…이시바 퇴진 요구 거세질듯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참의원 선거 당일 자민당 본부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일본 여당이 20일 치러진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목표로 내건 과반 의석수 유지에 실패했다. 이로써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은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총선)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자민당은 일본 거대 양당이 형성된 1955년 이후 역대 가장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됐다.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일단 미일 관세협상 등 과제를 언급하며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연이은 선거 패배로 거센 퇴진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0분 기준 이번 선거 개표 집계에서 자민당은 38석, 공명당은 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두 정당이 합쳐서 획득한 의석은 46석이다.

참의원 선거는 의원 248명의 절반인 124명을 3년마다 뽑는 형태로 치러진다. 이번 선거에서는 도쿄도 지역구 결원 1명을 포함해 지역구 75명, 비례대표 50명 등 총 125명이 선출된다. 여당이 과반 유지에 필요한 의석수는 50석이었다.

이번 선거 대상이 아닌 의석수(자민당 62석, 공명당 13석)를 합치면 두 정당의 참의원 의석수는 총 121석으로 과반인 125석에 못 미친다.

NHK는 야당이 124석을 얻어 여당이 과반 의석을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자민당의 부진은 일본 내에서도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NHK는 자민당 중심 정권이 중의원에 이어 참의원에서도 과반을 지키지 못한 것은 1955년 창당 이후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2012년 옛 민주당 내각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한 이후 작년 총선 이전까지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과반 의석을 점유하며 안정적 정치 기반을 구축했으나, 이번 선거로 사실상 자민당 중심 독주는 끝나게 됐다. 유리 코노 호세이대 법학부 교수는 블룸버그에 “전통적인 정당에 대한 지지가 실제로 감소하고 있다”며 “본 정치의 매우 근본적인 변화의 시작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작년 총선에서 ‘실수령액 증가’를 구호로 내걸어 약진한 제3야당 국민민주당과 ‘일본인 퍼스트’를 강조한 우익 성향 참정당이 의석수를 크게 늘렸다. 국민민주당은 17석, 참정당은 13석을 각각 얻었다. 이들 정당의 이번 선거 대상 지역구와 비례대표 기존 의석은 4석, 1석이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기존 22석에서 21석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특히 참정당이 약진한데는 ‘일본인 퍼스트(일본 우선)’ 메세지가 젊은 유권자들에게 통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反)외국인을 내세운 참정당은 이번 선거에서 외국인 토지 구매 제한 등 다방면으로 외국인에 대한 혜택을 줄이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이와 함께 자민당에 대한 불신도 상당했다. 비자금 문제는 자민당이 작년 10월 총선에서 패배한 주된 원인으로도 꼽힌다. 자민당 일부 파벌은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파티권’을 할당량 이상 판 소속 의원들에게 초과분 돈을 다시 넘겨주는 방식 등으로 오랫동안 비자금을 조성했다. 또한 도쿄도 의회의 자민당의 의원모임에서는 당 중앙 파벌과 마찬가지로 과거 정치자금 모금 행사(파티)를 주최하면서 수입 일부를 정치자금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는 전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NHK에 출연해 정권 운영을 지속할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며 제1당의 책임을 강조했다.

니혼TV에 출연해서는 정권을 내놓고 야당이 되거나 하야하는 것도 선택지에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없다”고 명확히 말했다.

그러나 일본 정국은 불투명성이 한층 커지면서 향후 이시바 총리 퇴진, 연립 정권 확대, 정권 교체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마키하라 데루 도쿄대 교수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치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일본 정치가 연립 정권 틀을 넘어 중요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