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144억원 쏟고도 세금 환급까지
올해 말 종료 앞둔 ‘미용성형 부가세 환급’ 제도, 또 연장되나
올해 말 종료 앞둔 ‘미용성형 부가세 환급’ 제도, 또 연장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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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외국인 관광객이 성형수술을 받고 수백만원에 달하는 부가가치세를 돌려받는 동안, 정작 국내 환자들은 같은 의료서비스에 부가세를 고스란히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의료관광 활성화’를 명목으로 이들 외국인 환자 유치에 매년 4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고, 전국 지자체도 100억원 가까운 돈을 지원하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23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해외환자 유치 정책이 도입 초기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점은 인정하더라도, 이제는 정책 목표가 사실상 달성된 만큼 정부 재정이 더는 투입될 이유가 없다”며 “올해 말 종료되는 미용성형 부가세 환급 제도 역시 더 이상 연장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성형·피부과가 68%…사실상 ‘미용 관광’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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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117만467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60만5768명)보다 무려 93.2%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이 가운데 68.0%는 피부과(56.6%)와 성형외과(11.4%)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의료 관광’보다는 사실상 ‘미용 관광’이 중심인 셈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총 144억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 중 보건복지부는 43억8500만원을 ‘해외환자 유치지원’ 사업 예산으로 배정했으며, 전국 지자체는 99억8800만원을 별도로 투입했다.
가장 많은 예산을 편성한 곳은 부산 서구로, ‘의료관광특구’ 조성과 마케팅 지원, 관련 일자리 사업 등에만 39억원 이상을 책정했다. 서울 강남구도 ‘글로벌 선도 의료관광 클러스터’ 운영을 위해 9억6700만원을 편성했다.
미용성형에만 연 920억원 세금 돌려줘
이보다 더 큰 논란은 ‘세금 환급’이다.
정부는 ‘조세특례제한법’ 제107조의3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미용성형 의료서비스를 받은 경우 부가세를 돌려주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 제도는 2015년 처음 도입된 이후 올해 말까지 일몰 기한이 설정돼 있지만, 지금까지 총 6차례나 연장됐다.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5년도 조세지출예산서에 따르면, 2025년 해당 환급액은 9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환급액(296억원)의 세 배 이상이며, 2024년 외국인 환자 수가 급증한 만큼 실제 환급액은 1000억원에 육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고서는 “국민은 같은 시술에 세금을 내야 하는데, 외국인에게는 돌려주는 구조는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며 “이는 국민 세금으로 외국인 미용수술 비용을 보전해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정책 생명 다해…올해로 종료해야”
나라살림연구소는 이번 제도의 핵심 문제로 ▷정책 목적과 실제 효과의 괴리 ▷의료자원의 편중 ▷조세 형평성 위배 ▷상업성 중심의 정책 기조 등을 꼽았다.
실제로 해외환자 진료의 68%가 미용 목적에 집중되면서, 국내 의료 인력이 수익성 높은 분야로 쏠리고 있고, 전공의 미달 사태도 비인기 과목에서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유럽연합(EU) 등은 치료·예방 목적의 의료행위에만 면세 혜택을 주고 있는 반면, 한국은 미용성형에도 부가세 환급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불합리성도 부각되고 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손종필 수석연구위원은 “이제는 외국인환자 유치에 대한 지원을 민간 의료기관 중심으로 이양하고, 정부는 등록기관의 관리와 안전 확보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특히 미용성형 부가세 환급 제도는 더 이상 연장하지 말고, 올해 말로 종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