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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전력기기, 이미 美 기본관세로 수백억 ‘출혈’…양국 최종협상에 올 실적 ‘명운’

HD현대일렉트릭 2분기 200억원 관세 납부
“관세 협상 마무리되면 하반기 돌려받을 것” 자신
불투명한 협상에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확신 못해”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이 지난 2분기 미국 수출에 따른 기본관세(전 국가 10%) 적용으로 수백억원대의 비용 지출이 발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미 관세 협상 종료 후 고객사로부터의 직접 환급 또는 판매가 인상으로 일정 부분 보전받아 실적 타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미 손실이 발생된 상황에선 기본관세에 국가별 차등관세를 적용한 최종 상호관세율 확정시 관세 규모 자체가 크게 확대돼 의미있는 수준의 보전이 어려워 이익폭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원자재 가격 역시 적지 않은 부담이다.

HD현대일렉, 영업익 10분의 1 관세로 ‘증발’

[챗GPT를 이용해 제작한 이미지]

2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2분기 미국 수출에 따라 200억원 가량의 관세를 납부했다. 미국이 지난 4월부터 전 세계에 부과한 10%의 기본관세 영향이다. 이번 HD현대일렉트릭의 납부액은 2분기 영업이익(2091억원)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관세 납부 영향 등으로 2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4.2%, 전년 동기 대비 0.5% 각각 줄었다. 증권사 추정 컨센서스(3개월 평균)였던 2350억원을 하회하는 수치다.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다른 전력기기 업체들도 미국향 수출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관세 납부에 따른 이익 감소는 HD현대일렉트릭의 문제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관련 중소 업체들까지 포함하면 업계에서 2분기에만 최소 3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미 관세에 따라 발생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8월 이후 국가별 차등관세(15%)까지 더해지면 업체들이 지는 부담은 여기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

하반기 ‘관세 페이백’ 받을 수 있을까…회의 시각도

울산 동구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에서 일부 변압기들이 조립 단계를 거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제공]

HD현대일렉트릭은 하반기에 고객사에 납부한 관세를 돌려받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전력기기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며 공급자 우위의 시장구도가 형성된 만큼 보전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LS일렉트릭이 2분기 미국에 낸 관세는 수십억원대로 추산된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수출 제품 포트폴리오와 규모를 고려했을 때 수백억원까진 아니겠지만 (관세로) 상당한 규모를 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S일렉트릭 역시 HD현대일렉트릭과 마찬가지로 관세 부담금에 대한 하반기 환급 방식을 협상 중이다. 효성중공업은 대부분 수출 물량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어 관세 부담이 적다.

환급 방식은 고객사들로부터 직접 현금으로 돌려받거나, 제품 가격을 올려 간접적으로 돌려받는 두 가지가 있다. 한국과 미국의 상호관세 최종 협의를 곧 앞두고 있는만큼, 전력기기 업체들의 환급 협상도 8~9월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전날 열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고객사와 보상 협상을 진행 중이며 좋은 방향으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며 “3·4분기 해당 관세에 대해 결론이 나오고 보상을 받는다면 영업이익에 좋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관세 환급이 손실분만큼 정확히 이뤄질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미 기본관세 기준 환급규모도 큰 상황에서 국가별 차등관세까지 더해질 경우 고객사로서는 감당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공급자가 유리한 시장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비용이 나갔으므로, 타격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는 분명하다”며 “상호관세 협상이 워낙 불확실한 데다, 관세 여파로 원자재 가격도 연이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이를 모두 하반기에 협상으로 만회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관세 최종담판에 하반기 ‘명운’ 달려

결국 한·미 간 관세 협상에 하반기 전력기기 업체들의 실적이 달려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최종 담판’을 앞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퉁령은 8월 1일을 무역 협상 마감 시한으로 제시했다. 이를 앞두고 진행되는 사실상 마지막 협상인 셈이다. 미국 예고대로라면 8월부터 한국은 기본관세 10%에 더해, 국가별 차등관세 15%까지 총 25%를 부과해야 한다.

한국과 미국은 오는 25일 재무·통상 수장이 참석한 2+2 통상협의를 진행한다. 한국 측에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나선다. 미국 측에선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가 참여한다. 정부는 상호관세를 인하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 중 하나로 설정했다.

상호관세 협상과 제품별 관세도 관건이다. 특히 변압기 한 대당 최대 10톤(t)까지 들어가는 주요 원자재 구리가 주요 변수다. 구리에 대해서는 무려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미국에서 구리 가격은 이달 초 사상 최고치인 t당 약 1만2500달러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