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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9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 셀트리온] |
[헤럴드경제=최은지·김광우 기자] 셀트리온이 미국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 입찰에서 글로벌 기업 두 곳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 셀트리온은 이를 인수, 운영하는 데에 7000억원 가량 투자할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미국 내 위탁생산(CMO) 회사와 완제의약품(DP)이 계약돼 공급을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가 시설을 가질 필요가 있기 때문에 새롭게 공장을 짓는 것보다는 기존의 공장 인수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의약품 기업이 가지고 있는 대규모 미국 내 공장 시설을 인수하기 위해서, 6개월 전부터 스터디를 시작했고, 오늘부로 셀트리온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상호 지정됐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이 인수를 추진 중인 공장은 미공개 글로벌 의약품 기업이 보유한 대규모 원료의약품(DS) cGMP 생산 시설이다. 미국 내 주요 제약산업 클러스터에 위치하고 있다. 해당 시설은 수년간 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주요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해 왔다.
해당 공장의 피인수 기업명을 포함한 관련 상세 내용은 양측간 협의에 따라 올해 10월 초순으로 예상되는 본계약 체결 시까지 비공개 예정이다.
서 회장은 “미국이 의약품 관세에 대한 명쾌한 방향 결정해 준다고 하면, 그에 따라서 필요하다고 하면 보완투자를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이 시설을 인수해서 운영하는 데까지 7000억원 정도 들어간다”고 말했다.
확정 실사(Due Diligence) 이후 공장 인수가 마무리되면, 셀트리온은 미국 의약품 관세 리스크를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관세 대응을 위해 선제적으로 조치한 2년치 재고의 미국 이전, 현지 CMO 계약 확대 등 중단기 전략에 이어 관세 위험 헷지의 근본적 해결책인 현지 공장 인수까지 완료해 향후 발생 가능한 모든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경우, 미국에서 판매 중인 주력 제품들을 현지에서 바로 생산할 수 있어 해당 제품들에 대한 의약품 관세를 완전히 회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해당 cGMP 시설의 50%는 CMO 계약을 통해 피인수 회사의 바이오의약품을 5년간 독점 생산할 수 있어 인수 후 바로 수익 창출이 가능한 점도 큰 장점이다. 이에 따라 투자금 회수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잔여 50%에서는 미국 내 판매 중인 셀트리온의 주요 제품들을 생산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내 의약품 판매 추이와 신규 제품 출시 타임라인 등을 고려해 추가 증설도 곧바로 착수할 예정이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송도 2공장의 1.5배 수준까지 생산 캐파 확장이 가능하다. 현지 생산 캐파 확대를 통해 현지 시장 대응력을 키우는 한편, 미국에서 판매될 후속 신규 제품군도 일찌감치 관세 영향권에서 탈피시킨다는 전략이다.
향후 설비 증설이 완료되면 원료의약품(DS)은 물론 완제의약품(DP) 및 포장 물류거점까지 미국 내 공급되는 의약품 생산 전(全)주기 과정을 현지공장에서 소화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이미 현지 판매망 구축을 완료한 상태로, 직접 제조에 따른 원가 개선은 물론 물류비 절감까지 실현할 수 있어 원가율 감소에 따른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현지 cGMP생산시설 인수를 통해 신규 건설 대비 시간과 투자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 세계 제약 시장의 중심인 미국시장에서 연구, 생산, 판매 모두를 아우르는 이상적인 현지 사업 생태계를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확보하는 셈이다. 여기에, 의약품 관세 리스크를 가장 빠르게 헷지하는 국내 첫 바이오제약 기업이라는 타이틀도 함께 획득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이번 공장 인수를 마무리하면 경제성과 사업성을 갖춘 최적의 시설을 미국에서 확보하게 돼 최단기간 내 미국 관세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할 전망”이라며 “미국에서 판매중인 주요 제품들의 점유율 가속화를 이끌 계기가 마련되고 있는 만큼, 기회를 살려 퀀텀점프를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의약품에 대해 최대 200%의 관세를 부과하고, 유예기간을 1년~1년6개월 부여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에도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와 관련, 단계적 부과 구상을 밝히면서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오는 1일(현지시간) 상호 관세 발효를 앞두고 세계 각국은 미국과 관세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은 EU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의약품에 대해서는 양측의 입장이 다른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은 품목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와 관련해서는 의약품 관세 15%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은 관세에 대해서 리스크 헷지를 거의 완료했다”며 “미국발 관세가 우리 국가 경제에 영향을 많이 미치지 않는 좋은 선례를 셀트리온이 시작하는 것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