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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손잡은 국립현대미술관…OLED 넘나드는 디지털 정령들

MMCA×LG OLED 시리즈 첫 전시
첫 선정 작가 90년대생 ‘추수’

추수의 조각 작품 ‘아가몬 5’(2025) [국립현대미술관]

작가 추수. [국립현대미술관]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이 LG전자와 손잡고 ‘MMCA×LG OLED 시리즈’를 처음 선보인다. 매년 한 명의 작가를 선정해 서울관 서울박스에 신작을 발표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다. 그 첫 주인공은 디지털 네이티브 감수성과 젠더 이슈를 포착해 온 한국 작가 추수(33). 내달 1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박스에서 그의 신작이 전시된다.

전시의 중심에는 해조류 성분인 우뭇가사리와 이끼로 만든 조각 ‘아가몬’이 있다. 엄마가 되고 싶은 작가의 열망이 예술로 반영된 작업이다. 추수는 작가가 되기로 하면서 임신과 출산을 미뤘고 그 대신 작품을 자신의 아이처럼 창조하고 돌보고 있다. 작가는 “아가몬은 수정과 출산으로 이어지지 않은 성적 에너지가 응축돼 태어난 존재”라고 설명한다.

추수의 영상 작품 ‘살의 여덟 정령’(2025) 중 ‘태’(왼쪽)와 ‘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박스 중앙에는 지름 4.5m 크기의 영상작품 ‘아가몬 인큐베이터’가 전시된다. 물, 습도, 조명을 조절해 우뭇가사리에 인공으로 심은 이끼가 자라나는 생태 공간을 구현한 것. 시간이 지나면서 아가몬의 몸은 늙거나 부패하지만, 그 위에서 이끼는 자라나게 된다.

전시장 북동쪽과 남쪽에는 55인치 LG OLED 스크린 88대로 만든 두 개의 초대형 화면이 설치된다. 디지털 정령들이 깨어나 움직이는 일종의 관문이다. 세상을 이루는 팔괘(八卦)에서 작가가 착안한 여덟 정령 가운데 ‘태(兌)’와 ‘간(艮)’이 핵심 캐릭터로 화면에 등장한다. 몸 곳곳에 상처와 피어싱을 한 태는 질병의 정령, 정상성·퀴어·여성성을 각각 상징하는 세 머리의 간은 섹슈얼리티의 기준과 편향을 드러내는 정령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성향을 지닌 모습으로 등장하는 두 정령은 두 개의 스크린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박덕선 학예연구사는 “관람객은 두 정령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질서와 혼돈, 억압과 욕망, 스크린과 현대인이 맺고 있는 복합적인 관계를 상기하게 된다”고 전했다.

전시는 내년 2월 1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