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지원, 고향 제주서 생애 첫 우승…언니 고지우와 한시즌 첫 자매 동반 우승

KLPGA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조건부 출전권으로 생애 첫 승 감격
“언니는 항상 고맙고 배우고픈 존재”
윤이나 공동 3위…박성현 공동 11위

고지원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오른 뒤 기뻐하고 있다. [KLPGA 제공]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고지원이 고향 제주에서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언니 고지우가 우승한지 한달 여만에 동생이 정상에 오르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한시즌 자매 동반 우승의 진기록도 세웠다.

고지원은 10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를 기록하며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를 기록했다.

고지원은 노승희(19언더파 269타)의 추격을 2타 차로 따돌리고 투어 데뷔 3년 만에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투어 3승의 언니 고지우와 2살 터울인 고지원은 이로써 박희영-박주영에 이어 KLPGA 투어에서 두 번째 자매 우승 기록을 세웠다. ‘버디 폭격기’ 고지우는 지난 6월 말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자매가 동일 시즌에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회를 공동 41위로 마친 언니 고지우는 18번홀 그린에서 대기하며 동생을 응원했고, 우승 순간 가장 먼저 달려가 동생을 끌어안고 축하했다.

지난해 치른 시드전에서 42위에 그친 고지원은 올시즌엔 조건부 출전권을 얻어 정규투어에 10차례 출전했다. 주무대인 2부 드림투어에선 12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없이 준우승만 2차례 기록했다. 고지원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2027년까지 시드를 확보했다. 바로 다음날인 11일 열리는 드림투어 대회 출전을 곧바로 취소했다는 고지원은 이제 안정적으로 정규투어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고지원은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보태며 상금랭킹이 35위에서 19위(3억3727만원)로 뛰어 올랐다.

고지원은 지난 3일 끝난 오로라 월드 챔피언십에서부터 ‘고지우 동생’이라는 꼬리표를 뗐다.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시작했다가 배소현에게 역전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했지만 단단한 경기력으로 존재감을 보였다.

언니 고지우(왼쪽)와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한 동생 고지원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KLPGA 제공]

그리고 나선 무대는 고향 제주에서 펼쳐진 삼다수 마스터스.

전날 3라운드에서 폭우가 쏟아지는 등 기상 악화에도 불구하고 이날 잔여경기 4개홀까지 6타를 줄이며 2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다.

5번홀(파5), 6번홀(파4) 연속 버디로 4타 차 선두로 달아난 고지원은 이후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고 그 사이 2위 노승희가 날카로운 아이언샷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14번홀(파5) 버디로 2타 차로 고지원을 추격한 노승희는 16번홀(파4) 보기로 밀려나는 듯했지만 17번 홀(파3)에서 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또 2타 차로 좁혔다. 하지만 18번홀(파5)에서 고지원과 노승희가 경쟁적으로 송곳 아이언샷으로 버디를 낚으며 승부는 그대로 마감됐다.

고지원은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언니 고지우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챔피언 퍼트를 하는데 이미 언니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분명히 운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우는 모습을 보니깐 너무 웃겨서 오히려 내 눈물이 쏙 들어갔다”며 “항상 고마운 존재다. 언니를 보면서 골프를 대하는 마음가짐과 대한 열정을 배우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올시즌 부쩍 성장한 배경으로 ‘멘탈’과 ‘퍼트’를 꼽으며 “예전에는 쫓기듯 플레이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스스로 혹사도 많이 했다. ‘회복 탄력성’이란 책을 읽고 생각을 전환했다”며 “이전에는 스폰서와 가족들에게 증명하려고 애쓰는 골프를 쳤는데, 나를 위한 골프를 하고 스스로 즐기기 시작하면서 좀 더 성장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우승을 목표로 계속해서 좋은 플레이를 이어가고 싶다. 실수를 줄이고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

윤이나 [KLPGA 제공]

9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출격한 디펜딩 챔피언 윤이나는 2타를 줄이며 17언더파 271타를 기록, 이다연과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박성현은 5개월 만에 출전한 KLPGA 투어 대회에서 모처럼 정교한 샷과 퍼트를 뽐내며 나흘 내내 언더파를 기록, 부활 시동을 걸었다. 박성현은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11위에 랭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