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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상·이현중 폭죽처럼 터뜨린 3점슛 15개…한국, 중동 최강 레바논에 압승 “전설이 되겠다”

남자 농구, 아시아컵 죽음의 조에서 ‘조 2위’
유기상·이현중 56점 합작…97-86으로 완승
여준석·이정현 부상으로 빠진 상황서 대이변
12일 괌과 8강 진출전…승리하면 8강 올라

유기상 [FIBA 제공]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3점슛이 폭죽처럼 터졌다. 부상으로 빠진 두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메꾸려는듯 선수들의 투지와 집중력이 불타 올랐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을 상대로 쾌승을 거두며 ‘죽음의 조’에서 조2위에 오르는 기분좋은 이변을 연출했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3점포 15개를 합작한 유기상(LG)과 이현중(나가사키)의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지난 대회 준우승팀인 ‘중동 최강’ 레바논을 제압,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8강 진출전에 올랐다.

FIBA 랭킹 53위 한국은 11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5 FIBA 아시아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3점포 38개 중 22개를 성공하는 폭발적인 외곽포에 힘입어 레바논(FIBA 29위)을 97-86으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죽음의 조로 불리던 A조에서 2승 1패를 기록하며 호주(3승)에 이어 조 2위로 8강 진출전에 올랐다. 한국은 12일 B조 3위를 차지한 괌과 8강 진출을 놓고 대결한다.

16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선 4개 팀씩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러 각 조 1위가 8강 토너먼트로 직행하며, 조 2·3위 팀은 진출전을 통해 8강 합류 여부를 가린다. 한국에 패한 레바논은 1승3패 조 3위로 8강 진출전에 올랐다.

모처럼 농구팬들을 전율케 만든 압도적 승리였다.

사실 레바논전을 앞두고 대표팀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간판 여준석(시애틀대)이 무릎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고 이정현(소노)마저 무릎 부상으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핵심 선수들의 부재로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레바논도 에이스 와엘 아락지가 어깨 부상으로 빠졌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1쿼터서 한국의 외곽포가 시원하게 터지며 시작부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이현중이 3방, 유기상이 2방을 터뜨렸고, 양준석(LG)과 정성우(한국가스공사)가 하나씩 보태며 1쿼터에만 3점슛 7개를 쓸어담았다. 9점 차로 앞선 채 2쿼터에 들어선 한국의 외곽 공세는 멈출 줄을 몰랐다. 3점포 6방을 더 보태며 52-36, 16점 차로 전반을 마쳤다.

한국은 3쿼터에서도 유기상의 장거리 3점슛, 이현중의 골밑슛 등 내외곽에서 다양한 득점 방식으로 레바논 수비를 허둥대게 만들었다. 74-56으로 앞선 채 마지막 쿼터에 들어선 한국은 종료 7분전 25점 차를 만들어 승기를 가져왔다. 레바논의 추격이 거세지자 다시 투입된 이현중이 종료 3분 48초 전 3점포를 꽂아 넣어 찬물을 끼얹었고, 종료 2분 36초 전 정성우의 외곽포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유기상이 3점포 12개를 시도해 8개에 성공시키는 매서운 화력으로 28점 3스틸을 기록,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유기상은 “조별리그를 치르면서 부담감도 컸고 우리 경기력이 후반에 좋지 않았는데, 경기에 많이 뛰든 안 뛰든 선수단이 ‘원 팀’으로 뭉쳐서 정신력으로 이겨낸 것 같다”며 “이젠 지면 끝이다. 더욱 집중력을 갖고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현중 [FIBA 제공]

이현중도 3점포 7방을 꽂아 넣으며 28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이현중은 특히 문정현(kt)이 KBL 외국선수 최우수선수(MVP) 출신 디드릭 로슨을 잘 봉쇄했다고 치켜 세웠다.

이현중은 “문정현이 기록적으로는 잘 안 보일 수 있지만 로슨을 잘 막아주고 리바운드와 궂은일을 열심히 해주면서 다른 선수들의 오픈 찬스를 만들어줬다”며 “유기상과 내가 3점을 많이 넣을 수 있었던 것도 문정현의 궂은일 담당, 양준석의 리딩, 김종규의 리더십 덕분”이라고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안준호 감독은 경기 후 “주축 2명이 빠졌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2명의 몫까지 ‘원 팀 코리아’가 돼서 충분히 해냈다. 40분 내내 쉴 틈 없는 압박 수비, 빠른 공수 전환과 22개의 3점 슛 등은 우리가 추구하는 농구다”며 흡족해 했다.

특히 유기상에 대해선 “한국을 뛰어넘어 아시아의 슈터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극찬했다.

안 감독은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괌(88위)과의 8강행 다툼에 대해 “이제는 녹아웃 스테이지다. 어느 팀이라도 존경심을 갖겠다”며 “죽음의 조에서 빠져나왔다. 앞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서 도전하고 전설이 돼서 돌아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