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025년 8월 11일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전날 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알자지라 방송 취재용 천막을 살펴보고 있다. [AFP=연합]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사슬이 당신의 입을 막지 못하게 하라. 국경이 여러분을 가두지 못하게 하라. 가자지구를 잊지 말아 달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특파원 아나스 알샤리프의 유언)
11일(현지시간)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 부지에서는 알샤리프(28)를 비롯해 알자지라 소속 기자 5명과 프리랜서 기자 1명의 장례식이 엄수됐다. 팔레스타인 국기와 ‘PRESS’ 표식이 덮인 시신이 조문객들의 어깨 위로 느릿하게 장지를 향했고, 현장은 울음과 분노로 가득했다.
![]() |
| 알자지라 아랍어 채널의 가자지구 특파원 아나스 알샤리프가 가자에서 보도 중인 모습. [알자지라 제공=AP] |
이들은 전날 밤 병원 정문 앞 취재용 천막에서 취재하던 중 이스라엘군 폭격을 받았다. 실수가 아니었다. 군은 처음부터 알샤리프가 머물던 천막을 정조준했다. 공습을 당한 천막 옆 벽면은 폭격으로 인한 파편 자국이 가득했다.
알샤리프는 이스라엘 입장에선 눈엣가시 같은 인물이었다. 그는 2023년 11월부터 알자지라 가자지구 통신원으로 활동하며 외신의 가자 진입이 막힌 상황에서도 기아 사태와 민간인 피해를 꾸준히 보도했다. 로이터 사진기자로도 활약해 지난해 퓰리처상 속보사진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에 대해 “알샤리프가 하마스 세포조직 수장으로 로켓 공격을 주도했다”며 기자로 위장한 테러리스트를 처단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알샤리프를 포함한 알자지라 소속 기자 6명이 하마스 또는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PIJ)의 일원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그러나 국제법상 합법적 표적은 현역 전투원뿐이다. 이번 공습을 둘러싼 국제 사회의 비판 여론이 거센 이유다. 지속적으로 제기된 ‘테러리스트 낙인’에 대해 생전 알샤리프는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이스라엘 측 비방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제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명확한 증거 없이 언론인을 무장대원으로 규정하는 이스라엘군의 관행을 규탄했다. 유엔과 국제앰네스티, 유럽 각국 정상들도 사건독립적 조사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