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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6일간 고문하듯 끔찍하게 폭행해 죽인 40대女…자식들에게도 범행 가담케해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자녀들에게 신이 내렸다며 전 남편을 속여 돈을 뜯어내고, 그가 더는 돈을 주지 않자 고문하듯 잔혹하게 살해한 40대 여성이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19일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강도살인·존속살해·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와 무속인 B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범행에 가담한 A씨의 딸 C씨는 징역 10년이 확정됐고, 미성년 아들은 촉법소년이라 기소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해 5월 9일 경기 양주시의 한 주택에서 전남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17년 처음 B씨를 만나 남편과 함께 운영한 건설업 사업 관련 굿을 의뢰했고, 이후 점괘가 맞아떨어지자 무속인을 깊이 신뢰하게 됐다. 2020년 남편과 이혼한 뒤에는 자녀들과 함께 B씨 집에서 살며 집안일을 도왔다. 생활비가 필요해지자 A씨와 B씨는 전남편을 상대로 “자녀들이 아픈 이유는 신기(神氣) 때문”이라며 굿 비용을 요구했다.

B씨는 자녀들이 신들린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딸에게는 ‘4대 할머니’ 신이, 아들에게는 ‘나랏장군’ 신이 내린 것처럼 연기하도록 지시했다. 전남편은 이를 믿고 부친에게 돈을 빌리거나 건설사에서 선불금을 받는 등 사기 행위를 저질러 굿 비용을 마련했다.

그러나 전남편이 더 이상 돈을 주지 않자, A씨와 일당은 폭행을 공모했다. 지난해 5월 3일 전남편을 양주로 불러낸 뒤 자녀들의 ‘신내림 연기’와 함께 6일간 폭행을 이어가며 굿 비용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전남편은 성기 등 급소를 짓밟히거나 망치로 무릎을 맞는 등 가혹한 폭행을 당했다. 폭행은 총 500회에 달했고, 결국 5월 9일 오전 전남편은 신체 다발성 손상으로 숨졌다.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친자녀와 전 배우자에게 반항조차 못 한 채 500회 이상 폭행을 당하다 참혹하게 생을 마감했다”며 A씨와 B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특히 B씨에 대해선 “자녀들에게 신들린 연기를 지시하고, 모녀에게 ‘굿을 안 하면 죽는다’며 심리적으로 지배하며 범행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다만 딸 C씨에 대해서는 “19세에 불과하고,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며 뒤늦게나마 범행을 털어놓은 점을 고려하면 교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2심은 A씨와 B씨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30년으로 감형했다. 피해자 사망 직후 112에 신고한 점, 폭력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교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