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vs 여행사…머지사태 땐 1심까지 3년
‘티메프 방지법‘에서도 티몬은 규제 대상 제외
소비자·여행사·PG사 ‘억울’…“다 피해자인데”
‘티메프 방지법‘에서도 티몬은 규제 대상 제외
소비자·여행사·PG사 ‘억울’…“다 피해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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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구 티몬 사옥의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티메프’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의 소송전이 시작됐다. 하지만 정작 원인을 제공한 티몬이 소송전에서 제외되면서 또 다른 피해자인 PG사, 여행사와 소송전을 펼쳐야 할 상황이다. 피해자 간 소송이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티메프 관련 여행상품 피해 소비자는 모두 소장 제출을 마쳤다. 한국소비자원의 지원을 받아 피해 소비자들은 티메프 관련 여행, 숙박, 항공 집단분쟁사건의 소비자 소송을 진행 중이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1월 결제 대금의 환급 비율을 티메프 100%, 여행사 최대 90%, PG사 최대 30%를 연대해 부담하라고 조정 결정했다. 이에 여행업계는 결제 대금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90%의 환급 책임은 과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조정 결정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후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은 여행(2개), 숙박(2개), 항공(1개) 총 5개 그룹으로 나뉘어 소송을 냈다. 각 그룹당 600~800명의 피해자가 참여했다. 총 3800명 규모다.
다만 소송을 통해 실질적인 피해 보상을 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머지포인트 사태 때도 2021년 집단소송 제기 이후 1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3년 이상이 걸렸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등도 공동 대응에 나선다. 이들은 법무법인 율촌을 선임해 대응할 계획이다.
소비자와 여행사는 모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들 모두 티몬이라는 플랫폼을 믿고 결제를 진행하거나 물건을 판매했다는 점에서 ‘피해자’인데, 정작 법적 분쟁에서는 티몬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족여행을 위해 티몬에서 1000만원의 유럽행 비행기표를 산 A 씨는 “소비자원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개인이 기업을 이기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교원투어의 경우 이번 소송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포인트 환불’을 진행했는데 이조차도 전집류, 정수기, 건강식품을 구매해야 한다더라”고 말했다.
실제 교원투어는 자체 보상안을 마련하고 이번 소송에 개별 대응하기로 했다. 교원투어는 피해 소비자들에게 환불 포인트의 최대 50%까지 여행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실질적으로 교원투어 단독으로 보상금을 마련하기 어려워 불가피하게 계열사 지원을 받았다고 교원투어 측은 설명했다.
여행사도 억울하긴 마찬가지다. 단체대응에 나선 한 여행사 관계자는 “정산받지 못한 상품의 금액을 감당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패키지 상품에 대한 보상 비율이 높게 판결 난다면 여행업계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봤다. 실제 NHN여행박사는 오는 10월 여행사업을 중단한다. 티메프 사태로 인한 유동성 저하가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정산금액조차 받지 못한 상황에서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기조차 쉽지 않다는 것이 여행사 입장이다.
또 다른 피해자인 PG사도 당혹스럽다. 지난달 말 국회 정무위원회 문턱을 넘은 ‘티메프 방지법(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때문이다. 개정안은 다음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개정안은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PG사를 정책안으로 끌어들이고자 마련됐다. 하지만 티몬, 위메프 등 ‘겸업 PG사’는 여전히 규제 밖에 놓여 있어 반쪽 입법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개정안은 PG사의 정산 대금 전액을 외부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커머스 대기업이 운영하는 겸업 PG사는 PG업으로 규정하지 못했다. 티메프 사태는 티몬, 위메프가 정산대금을 다른 곳에 유용하며 발생했지만 여전히 규제 밖이다. 현재 겸업 PG사로 등록된 기업은 티몬, 위메프를 비롯해 롯데쇼핑, 인터파크커머스, SSG닷컴, G마켓, 11번가, 우아한형제들 등이다. 국회는 이들을 대규모유통업법 대상으로 두고 정산 대금을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산자금의 절반만 외부 관리하면 될 뿐만 아니라 개정안이 언제 처리될지도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이 대규모유통업법 대신 ‘온라인플랫폼법 개정안’을 밀고 있어 언제 통과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대부분 중소기업인 전업 PG사들은 노심초사다. 업계 관계자는 “개정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티메프 사태로 개정안이 촉발된 만큼 전업 PG사들의 정산 대금 외부 관리 비율을 낮추거나 PG업 정의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며 “중소기업들은 자금 흐름이 막히면 살아남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