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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관 끝에 얻은 쌍둥이 살해 한 친모 “육아 스트레스 탓”…남편은 “내 잘못”

사진은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시험관 수술로 어렵게 얻은 쌍둥이 아이들을 살해한 40대 친모가 항소심에서 “아이들의 장애 가능성과 극심한 육아 스트레스 때문이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26일 광주고법 제2형사부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친모 A씨(44)에 대한 항소심 변론 절차를 종결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전남 여수시 자택에서 생후 7개월 된 쌍둥이 자매를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유산을 거쳐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쌍둥이를 임신했는데 26주만에 조산했다. 아기들은 600g 미만의 초미숙아로 태어나 4개월간 서울 한 병원에서 집중치료를 받았다.

이후 퇴원했지만 통원 치료 과정에서 의료진에게 아기들이 영구 장애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더해 A씨는 남편의 폭력적인 언행이 겹치며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

A씨는 “장애로 인한 사회적 시선이 얼마나 차가운지 아는데 아이들이 그런 고통을 받을까봐 두려웠다”며 “남편은 전혀 육아를 도와주지 않았고 항상 비난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아이들을 시설에 맡기겠다’고 하자 그동안의 헌신이 부정 당하는 느낌을 받았고 산후우울증과 겹쳐 몸과 마음이 무너졌다”고 덧붙였다.

A씨는 범행 당일 다른 방에 있던 아기 2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가 경찰에 자수했다고 한다.

1심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참작 동기 살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검찰은 “모든 상황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아이들을 살해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부모에겐 아이들 목숨을 결정할 권한이 없고 이런 식이라면 아동 살해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1심의 징역 8년이 무겁다고 항소를 한 것인가”라고 질타하며 “원심의 형이 너무(적어 오히려) 개탄스럽다”고 재판부에 거듭 중형 선고를 요청했다.

A씨는 최후변론을 통해 “눈을 뜨고 감을 때마다 아이들이 생각난다. 이름을 부르는 것도 죄스럽다”며 “모든 것이 제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보다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한 제 진심만은 헤아려달라”고 했다.

A씨 남편 역시 “모든 게 제 잘못”이라며 “아이 엄마는 항소할 생각도 없었는데 제가 항소를 하자고 해서 여기에 서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9월16일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