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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준 장악 시도에 美장단기 금리차 3년만에 최고

美국채 장단기 금리 3년만에 최고치
2년물과 30년물 국채 금리차도 최고치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사기 혐의를 받는 리사 쿡(사진) 연준 이사를 이사직에서 즉각 해임한다고 밝혔다.[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가 3년 만에 장중 최고치로 올라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가속하면서 나온 시장의 반응으로 풀이된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1.20bp(bp=0.01%p) 내린 4.265%에 마감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681%로 전장 대비 4.50bp 내렸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 금리는 4.921%로 3.00bp 상승했다.

2년물과 30년물 금리 차이가 장중 한때 1.25%포인트로 확대돼 3년 만의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연준이 금리 인하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2년물 금리를 끌어내린 반면, 연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이 약해질 거라는 인식이 장기금리를 밀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 대비 0.04% 내렸다.

JP모건 애셋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프리야 미스라는 FT에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것이 달러 약세와 장단기 금리차 확대라는 즉각적인 시장의 반응을 설명해준다”며 “이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자 메모에서 “우리는 시장의 반응이 순전히 비둘기파적 정책 충격이라기보다 미국 자산 전반에 걸친 위험 회피 성향의 특징을 더 잘 보여준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사기 혐의를 받는 리사 쿡 연준 이사를 이사직에서 즉각 해임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날 쿡 이사의 후임으로 “아주 훌륭한 인물들”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곧 (연준에서) 다수를 확보하게 될 것이며, 우리가 다수가 되면 아주 훌륭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쿡 이사 후임을 임명하면 현재 연준 이사 7명 중 4명을 자신이 임명한 인사로 채우게 된다.

지난달 금리 동결을 결정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의견을 제시한 미셸 보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다. 연준 이사가 금리 결정에서 소수의견을 낸 것은 1993년 이후 32년 만이다.

그러나 쿡 이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대로 즉시 해임될지는 불분명하다.

쿡 이사는 변호사를 통해 “그가 시도한 불법적 행위를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며 해임 불복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연준 역시 그의 이사직이 아직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이사들의 임기를 장기간 보장하고 해임을 제한하는 것은 중요한 안전장치 역할을 하며, 통화정책 결정이 데이터·경제 분석·미국 국민의 장기적 이익에 기반하도록 보장한다”며 “연준은 법에 정해진 대로 그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일각에선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에 장기 금리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애널리스트 스티븐 브라운은 “연준이 훨씬 더 정치적 성격이 강한 기관이 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이는 금리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장기 금리 상승 전망을 낳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