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밀 공공연해져 주가영향 미미
투자자, 실적보다 가이던스에 주목
투자자, 실적보다 가이던스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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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아침 거래 중 업무를 보고 있다. [AP] |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증시 대장주가 실적 시즌을 맞이했지만, 실적 발표로 인한 ‘깜짝 반등’은 예전만 못하다. 실적 시즌마다 ‘예상치 상회’ 종목을 양산하는 업계의 ‘영업 비밀’이 공공연해지면서 ‘잘 해도 본전, 못 하면 쪽박’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미국 증시는 어닝 시즌마다 ‘예상치 상회’ 종목이 쏟아진다. 다만 시장 반응은 예전만 못하다. 투자자들이 ‘시장의 룰’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27일 시장조사업체 팩트셋(FactSet) 집계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약 80%가 주당순이익(EPS)와 매출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5년 평균(1.0%)보다 낮은 0.4%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실적 컨센서스를 하회한 종목들은 발표 직후 주가가 평균 5.5% 떨어져 최근 5년 평균(-2.4%) 하락률보다 낙폭을 키웠다.
월가에선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 관리 방식에서 찾는다. 분기 말로 갈수록 시장 컨센서스를 낮춰 예상치 초과 달성을 양산하는 관행이 투자자의 외면을 불렀다는 지적이다. 일명 ‘적시(Just-in-time) 컨센서스’로도 불리는 관행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실적 상회가 주가 급등이라는 공식은 과거 버전”이라며 “투자자들이 실적 숫자보다 가이던스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해석했다.
한국 증시는 양상이 다르지만 결론은 비슷하다. 깜짝 실적 자체가 드문 환경이지만, 설령 실적을 초과 달성한 기업이라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 2분기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영업이익 추정치 달성률(93.8%)은 2015년 이후 2분기 평균치(101.6%)를 밑돈다. 깜짝 실적 비율은 41%로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를 달성하는 기업도 줄었고, 초과 달성 사례도 찾아보기 어려워졌지만 주가가 받는 영향은 미미하다. 영억이익 추정치를 140% 초과 달성한 종목들조차 발표 당일 주가가 평균 3.3% 상승하는 데 그쳤고, 9거래일 만에 실적 발표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추정치 달성률이 80% 이하인 ‘미달 그룹’의 주가가 평균 0.9% 주가 하락한 뒤 복귀하는 흐름과 유사했다.
이같은 흐름은 국내 증시를 둘러싼 구조적 요인과 개인 투자자 성향이 형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현용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환율·원자재 같은 일회성 요인의 비중이 커 컨센서스 신뢰도가 낮다”며 “여기에 ‘호재에 매도’하는 개인 투자자 성향과 반도체·조선·2차전지 등 경기 민감 업종 구조가 겹치면서 보기 힘든 서프라이즈에도 주가가 반등하는 효과가 미약하다”고 분석했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엔비디아 역시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어닝 효과’ 무용론이 제기된다.
25일(현지 시각) 미국 투자정보 플랫폼 인베스토피디아에 따르면, 엔비디아 어닝 효과는 추세적으로 제한되는 양상이다. 엔비디아의 최근 4개 분기 실적 발표 때 주가변화율은 평균적으로 3.2%로 제한됐고, 실적 발표 이후 일주일을 기준으로 보면 주가 상승을 이룬 경우가 단 한 번 뿐이다.
다만 ‘거품론’까지 제기된 글로벌 AI 대장주에 투기적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27일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옵션시장에선 실적 발표 이후 엔비디아 주가가 6~6.2% 내외로 오르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과거 ±7% 수준의 변동폭 보다 정도가 미미하나 투기적 수요의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는 좋든 나쁘든 실적이 좌우하는 양상은 끝났다며 ‘가이던스’에 더 주목하라고 말한다. 엔비디아의 경우 AI 수요의 지속성, 차세대 GPU 출하, 중국 규제 리스크 등의 요소가 향후 주가 향방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김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