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철인3종 청소년 국가대표 남자선수가 후배 여자선수에게 성폭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 사건을 인지한 대한철인3종협회 측이 사건에 축소 대응해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올 1월 대한철인3종협회 주최 ‘꿈나무 동계 합숙훈련’ 중 성폭행 및 불법촬영 사건이 발생해 경찰에 수사에 나섰다.
당시 피해자 A양은 중3이었던 선배 B군이 숙소에서 자신을 끌고 가 성폭행하고 불법촬영까지 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B군은 A양을 불법 촬영한 영상을 협박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협회는 사건 발생 직후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피해자의 진술을 직접 청취하지 않은 채 ‘합의된 성관계’라는 결론을 내렸다. 더욱이 “유포가 우려된다”면서 B군 휴대전화에 저장된 문제의 영상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양 측은 경찰에 B군을 고소했지만, 사건의 증거인 영상이 지워져 수사는 답보 상태인 것으로 전혀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체육계 시민단체들은 “협회가 이번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고, 협회는 이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협회는 “피해자의 인권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피해자에 대한 신상 보호와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현재 수사기관이 철저히 수사를 진행 중이며, 협회는 관련 자료 제출과 진술 등 모든 절차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제기된 사안은 수사가 진행 중인 미완결 사건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가 명확히 규명돼야 한다”며 “협회가 마치 의도적으로 사건을 은폐, 축소한 것처럼 단정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들은 협회의 관리·감독 및 대응이 잘못됐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체육시민연대, 문화연대, 스포츠인권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지도자와 협회 관련자들은 피해자의 행실 문제로 돌리며 책임을 전가했다”면서 “피해자는 동료들 사이에서 고립과 낙인을 감내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이어 “증거보전에 역행하는 삭제 지시 정황과 합의로 규정한 축소 보고 의혹은 협회의 보고 체계와 지휘라인 전반의 실패”라며 “외부 독립기구에 의한 특별감사·사실조사로 철저히 검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